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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수소 1kg 1.54달러 '게임체인저' 등장… 농업 폐기물이 에너지 판도 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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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수소 1kg 1.54달러 '게임체인저' 등장… 농업 폐기물이 에너지 판도 엎었다

생산 단가 70% 낮춘 '전해산화' 공법, 화석연료와 가격 경쟁 '대등'
부산물 '포름산염'이 수익성 열쇠… 제설제·사료 시장 '낙수 효과' 기대
2030년 상용화 목표, 현대차·SK 등 韓 기업 'W2H' 밸류체인 가속화
버려지던 밀대(농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포도당을 활용해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그린수소 생산 단가를 1kg당 1.54달러(약 2230원)까지 획기적으로 낮춘 신기술이 등장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버려지던 밀대(농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포도당을 활용해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그린수소 생산 단가를 1kg당 1.54달러(약 2230원)까지 획기적으로 낮춘 신기술이 등장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버려지던 밀대(농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포도당을 활용해 '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그린수소 생산 단가를 1kg1.54달러(2230)까지 획기적으로 낮춘 신기술이 등장했다. 이는 화석연료를 태워 만드는 그레이수소와 대등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탄소 중립 실현을 가로막던 '비용 장벽'을 허무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지난 7(현지시간) 중국농업대학교와 난양공과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농업 폐기물을 활용해 그린수소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물을 전기분해할 때 산소 대신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인 '포름산염(Formate)'을 생산하는 방식을 적용해 경제성을 확보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이사이언스(eScience)'에 게재되며 학계와 에너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석연료보다 싼 그린수소… '전해산화'가 해법


그린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수전해)하여 얻는 수소로,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화석연료 기반 수소보다 생산 비용이 3~5배가량 비싸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전해산화(Electrooxidation)' 공법이다. 기존 수전해 방식은 물을 분해할 때 수소와 함께 산소가 발생하는데, 산소는 경제 가치가 낮고 폭발 위험이 있어 값비싼 분리막 설치가 필수였다.

반면 연구팀은 농업 폐기물에서 추출한 포도당을 전해액에 첨가했다. 이 경우 산소 대신 액체 상태인 포름산염이 생성된다. 이 과정은 기존 방식보다 전기 소비량을 크게 줄일 뿐만 아니라,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고가의 분리막 공정을 생략할 수 있어 설비 투자비와 운영비를 동시에 낮추는 효과를 낸다.

연구팀은 "이 공정을 적용하면 수소 1kg을 생산할 때마다 부산물 판매 수익 등을 통해 약 4.63달러(6720)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최종 생산 단가는 1.54달러까지 떨어져 천연가스로 만드는 그레이수소와 가격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부산물''보물'로… 포름산염의 경제학


이번 기술의 성패는 수소와 함께 생산되는 부산물인 '포름산염'의 활용도에 달렸다. 포름산염은 친환경 제설제, 가축 사료 보존제, 가죽 태닝, 섬유 염색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쓰이는 기초 화학 물질이다.

특히 국내 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국은 겨울철 폭설에 대비해 염화칼슘을 제설제로 주로 사용하지만, 차량 부식과 도로 파손, 가로수 고사 등 환경 피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친환경 액상 제설제인 포름산염 수요가 늘고 있어, 수소 생산의 부산물을 고가에 판매할 수 있는 밸류체인이 이미 형성돼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수소 생산의 경제성을 높이려면 수소 자체의 가격을 낮추는 것 못지않게 부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포름산염은 산업적 수요가 탄탄해 그린수소 산업이 겪고 있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건너게 할 가교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韓 대기업 'W2H' 전략에 탄력… 2030년 상용화 관건


연구팀은 실험실 규모를 넘어 대규모 실증(Scale-up) 단계에 돌입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상용 플랜트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기술 흐름은 국내 대기업들의 수소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등 주요 그룹은 음식물 쓰레기나 하수 슬러지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W2H(Waste-to-Hydrogen)'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국토가 좁고 인구 밀도가 높아 농업 부산물과 생활 폐기물을 수거하고 집하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입증된 고효율 전해산화 기술을 국내 바이오가스 기반 수소 생산 공정에 접목할 경우, '수소 생산''폐기물 처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에너지 효율' 딜레마 넘어야… 정교한 믹스 전략 필요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해서 그린수소가 만능열쇠는 아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귀하게 얻은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소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을 지적하며, 전력망 직접 투입이 효율적인 분야와 수소 활용이 필수적인 분야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술 혁신을 계기로 한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외에서 생산한 수소를 암모니아로 바꿔 배로 실어 오는 기존 방식은 운송비와 변환 비용 탓에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폐기물을 활용한 수소 생산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라며 "정부는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와 함께, 생산된 포름산염 등 부산물이 원활하게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40년 그린수소 대중화 시대를 앞두고, 버려지던 지푸라기가 청정에너지의 '금맥'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와 경제성을 동시에 입증한 이번 성과가 한국 수소 산업 생태계에 어떤 메기 효과를 가져올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