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리스크 지정 하루 만에 ‘핵·미사일’ 핵심망 제거 명령… 美 기업 최초 사례
‘레드라인’ 고집한 앤스로픽 정조준… 오픈AI-국방부 밀착 속 ‘AI 안보 전면전’
‘레드라인’ 고집한 앤스로픽 정조준… 오픈AI-국방부 밀착 속 ‘AI 안보 전면전’
이미지 확대보기CBS 뉴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국방부 내부 메모를 인용해 이를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와 앤스로픽 사이의 갈등이 안보 통제권 분쟁으로 번진 결과다. 커스틴 데이비스(Kirsten Davies) 국방부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서명한 메모에 따르면, 앤스로픽 AI는 "모든 전쟁부(Department of War) 시스템과 네트워크에서 수용할 수 없는 공급망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명시됐다.
이미지 확대보기‘안보 통제권’ vs ‘AI 윤리’… 앤스로픽 퇴출 배경과 쟁점
이번 조치는 지난달 앤스로픽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협상이 결렬된 직후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앤스로픽은 자사 모델 ‘클로드(Claude)’를 군사적으로 활용할 때 두 가지의 명확한 ‘레드라인(한계선)’을 설정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스로픽 CEO는 "미국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시각은 냉혹했다. 국방부는 AI 모델에 제약 조건을 거는 행위 자체가 "전쟁터에서 미군의 작전 능력을 저해하고, 적대 세력이 파고들 수 있는 취약점을 만드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리즈 휴스턴(Liz Huston) 백악관 대변인은 "깨어 있는 좌파 기업이 미군의 운영 방식을 지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이 사안을 이념과 안보 문제로 규정했다.
AI 안보 전면전… 오픈AI의 급부상과 ‘빅테크’의 각자도생
앤스로픽이 군 핵심망에서 퇴출되면서 그 공백은 경쟁사인 오픈AI(OpenAI)가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오픈AI는 최근 국방부와 신규 계약을 체결하며 정부의 요구 사항에 적극적으로 부합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실리콘밸리 내에서도 "안보 제일주의"를 택한 기업과 "윤리적 통제"를 우선시하는 기업 간의 명확한 갈림길이 생겼음을 뜻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현대전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크 몽고메리(Mark Montgomery) 전 해군 제독은 "AI가 수천 건의 정보 보고서를 분석해 인간이 수일 걸리던 작업을 실시간에 가깝게 수행하고 있다"며 군의 AI 의존도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방산업계와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앤스로픽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안보 전문가는 "미국 기업이 자국 정부로부터 '공급망 위험'으로 찍힌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미 정부와 협력하는 모든 기술 기업은 모델의 중립성보다 정부의 통제권 수용 여부를 먼저 증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AI 민족주의’의 서막 열리다
이번 사태는 AI 기술이 단순 산업적 도구를 넘어 국가 존립을 결정짓는 전략 자산으로 완전히 격상되었음을 보여준다. 앤스로픽이 제기한 소송 결과에 따라 미 정부의 기업 통제권 범위가 결정되겠지만, 이미 국방부는 '대체 불가능한 기술은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앞으로 글로벌 AI 시장은 정부의 안보 지침을 100% 수용하는 '정부 밀착형 AI'와 민간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독립형 AI'로 이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핵무기와 미사일 방어 체계에서 AI의 흔적을 지우고 다시 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천문학적인 교체 비용과 기술적 공백을 오픈AI가 얼마나 완벽하게 메울 수 있을지가 향후 안보 정국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