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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저비용 물량' 공세에 직면한 미군, 전례 없는 요격 자산 소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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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저비용 물량' 공세에 직면한 미군, 전례 없는 요격 자산 소모전

샤헤드 드론 2만 달러 vs PAC-3 요격 400만 달러…비용 비대칭이 미군 재고 위기 가속
THAAD 레이더 손상·바레인 제5함대 피격·MQ-9 7대 상실…핵심 자산 잇단 피해
의회 500억 달러 추가 예산 논의… 중국 대비 전력 공백 우려 고조
지난 2026년 3월 4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석유 산업 단지에서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여파로 거대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6년 3월 4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석유 산업 단지에서 미·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 여파로 거대한 불길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스라엘이 감행한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이 개시 약 2주를 맞는 가운데, 미군은 그동안 상대해본 적 없는 유형의 미사일·드론 전력을 보유한 적과 소모전을 벌이고 있다. 버몬트주의 GDP보다 적은 국방 예산을 가진 이란이 수십 년간 축적한 저비용 무기 자산으로 미군의 고가 요격 미사일 재고를 빠르게 고갈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1일(현지 시각) 전했다.

스팀슨센터(Stimson Center)의 켈리 그리코(Kelly Grieco)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장거리 정밀 타격 혁명을 주도했는데, 적대국이 그와 같은 수준의 능력을 보유한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압박이 체계에 가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400만 달러 vs 2만 달러'의 비용 역설


지난 2월 28일 미·이스라엘 선제타격 직후 이란은 걸프 일대 표적을 향해 3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과 대량의 샤헤드 자폭무기를 발사했다. 이란은 전쟁 전 약 2500발의 탄도미사일(사거리 수백km~2000km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며, 수주 내 소진될 수 있으나, 발사 인프라가 단순하고 제조가 비교적 용이한 샤헤드 공격은 무기한 지속될 수 있다.
핵심은 비용의 비대칭이다. 대당 2만~5만 달러에 불과한 샤헤드-136을 격추하기 위해 미군과 걸프 동맹국이 투입하는 PAC-3 요격 미사일은 대당 약 400만 달러에 달한다. UAE에서만 전쟁 첫 6일간 1000발 이상의 샤헤드가 투입되었고(탄도미사일은 약 200발), 그 결과 미국과 걸프 파트너국은 PAC-3만 1000발 이상을 소진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록히드마틴의 올해 생산 목표(약 650발)의 약 2배에 해당하며, 러시아 침공 이후 4년간 미국과 동맹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총량을 넘어서는 수치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걸프 국가들이 저가 드론 격추에 PAC-3를 투입하는 것에 경악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미군은 전자전, 자동 기관포, 레이저, 헬기 등 샤헤드급 위협에 대응할 저비용 요격 수단을 개발해왔으나, 배치 수량이 충분하지 않아 상당수의 샤헤드가 여전히 고가 미사일로 격추되고 있으며, 방공 교리상 대부분의 표적에 1발 이상의 요격탄을 할당해야 하는 점도 소진을 가속시키고 있다.

핵심 전략 자산의 잇단 피해


이란의 공격은 양적 소모뿐 아니라 미군의 고가치 자산을 정밀 타격하고 있다.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 피격: 바레인 마나마에 위치한 미 해군 제5함대 사령부가 수차례 탄도미사일과 샤헤드 공격을 받았다.

카타르 조기경보 레이더 파괴: 카타르에 배치된 희귀하고 고가의 조기경보 레이더가 파괴되었다.

THAAD 레이더 손상: 요르단에 배치된 3억 달러 규모 THAAD 포대의 레이더가 손상되었다. 미군 역사상 최초의 THAAD 전투 피해로, 전 세계에 8개 포대만 운용하는 미군에 있어 글로벌 역량 차원에서 큰 타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태평양포럼(Pacific Forum)의 윌리엄 앨버크(William Alberque) 선임연구원은 "지역 역량보다는 글로벌 역량 차원에서 엄청난 타격"이라고 분석했다.

MQ-9 리퍼 7대 이상 상실: 이란의 358식 지대공 미사일은 적외선 시커로 유도되어 레이더가 없으며, 최대 2만 5000피트(약 7600m) 고도의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항공기가 추적 사실을 인지하기도 전에 미사일이 발사되는 위협적 특성을 지녔다.

이로 인해 미군은 이란 상공에서 이라크전의 '공중 장악(air supremacy)'이 아닌 일부 지역에서의 '공중 우세(air superiority)'에 머물고 있다. 유인기 피격은 아직 없으나, 쿠웨이트에서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이글 3대가 아군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테헤란 상공에서 이란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F-35가 유인기를 공대공 전투로 격추한 사상 최초 사례다. 카타르도 이란 Su-24 공격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500억 달러 추가 예산과 공급망 위기


전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개전 첫 이틀 탄약 비용만 약 56억 달러로 추산했으며, 의회에서는 최대 500억 달러의 추가 예산 편성이 논의되고 있다. 다만 행정부는 아직 의회에 전쟁 추가 예산을 공식 요청하지 않은 상태다.

주요 무기체계별 현황을 보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연간 생산량이 100발 미만인 가운데 개전 첫 100시간 동안 수백 발이 소진되었다. 스텔스 JASSM 순항미사일과 정밀타격미사일(PrSM)도 실전에 투입되었으며, PrSM은 이번이 최초 실전 사용이다. JDAM(정밀유도폭탄)은 50만 발 이상의 재고가 있어 이란 방공망이 약화된 이후 근접 투하 무기로 활용 비중이 늘고 있다.

해군 방공 분야에서는 SM-6 최대 10발 교체에 9300만 달러, SM-6와 SM-3 합산 연간 생산을 96발에서 360발로 늘리는 데 2억 2500만 달러가 편성되었으나 의회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으며, 실현까지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방산 기업 경영진을 소집하여 생산 가속화를 독려했으나, 비공개 회의 결과는 주로 기존 계획의 재확인에 그쳤다고 공식 브리핑에서 전해졌다. PAC-3 생산을 연간 2000발 이상으로 늘리는 계획은 2030년에야 현실화될 전망이다.

CSIS의 마크 캔시언(Mark Cancian)은 "우리의 재고가 먼저 바닥나느냐, 이란의 미사일 재고가 먼저 바닥나느냐의 경주"라고 요약했다. 이스라엘은 이란 발사대의 최소 2/3가 파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맹국 지원과 전략적 파급


미군 재고 압박에 대응하여 동맹국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호주는 UAE에 공대공 미사일을 공급하고 E-7A 웨지테일 조기경보기를 파견했다. 우크라이나도 미군 방호를 위한 드론 방어 체계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거의 봉쇄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유가는 월요일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의 전략은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하고 유가를 경제적으로 타격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려 정치적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UAE에서는 세계 최대 정유시설 인근에 대한 공격으로 화요일 가동이 중단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분쟁 종결 가능성을 시사하여 유가 압력을 일부 완화했으나, 동시에 특수작전부대의 이란 투입 가능성도 언급하여 확전 리스크를 높였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Carnegie Endowment)의 앙킷 판다(Ankit Panda)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이란의 고통 감내력과 보복 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엄청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비확산연구센터(James Martin Center)의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는 "이란은 드물지만 꾸준한 미사일, 특히 드론 공격을 지속할 것이며, 트럼프 측은 지상군 투입으로 확전할 것인지, 아니면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협상으로 갈 것인지 큰 선택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