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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전기차 전략 철회로 '71억 달러' 손실... 트럼프發 정책 변화에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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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전기차 전략 철회로 '71억 달러' 손실... 트럼프發 정책 변화에 백기

4분기 실적에 60억 달러 규모 전기차 투자 상각 반영... 중국 구조조정 비용 11억 달러 포함
트럼프 행정부의 보조금 폐지 및 배출가스 규제 완화로 북미 EV 수요 급감
새로운 GM 로고는 2021년 3월 16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제너럴 모터스 본사 외관에 새겨져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새로운 GM 로고는 2021년 3월 16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제너럴 모터스 본사 외관에 새겨져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가 전기차(EV) 중심의 사업 전략에서 대대적인 후퇴를 선언하며 70억 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실적 타격을 기록했다.

10일(현지시각) AF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GM은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전기차 투자 취소 및 중국 사업부 구조조정 등과 관련해 총 71억 달러(약 9조 4,000억 원)의 일회성 손실을 장부에 반영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 정책 환경 변화가 부른 '상각 폭탄'... 60억 달러 투자 증발


GM의 이번 손실 중 60억 달러는 전기차 생산 설비 및 기술 투자 취소에 따른 자산 상각 비용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급변한 미국 내 전기차 정책 환경에 따른 결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조 바이든 전임 정부가 주도했던 전기차 구매 세액 공제 등 주요 인센티브를 폐지하고, 자동차 제조사에 부과되던 엄격한 배출가스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동인이 사라졌고, GM은 수익성이 악화된 전기차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 메리 바라의 '2035 무배출' 꿈, 현실 장벽에 부딪히다


그동안 전기차 전환을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다. 바라는 2021년 당시 "2035년까지 모든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무배출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공시를 통해 GM 측은 "일부 소비자 세금 인센티브 종료와 규제 완화로 2025년부터 북미 산업 전반의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시인했다.

바라는 전기차가 여전히 장기적 우선순위임을 강조하면서도, 시장 수요와 정책 변화에 맞춰 투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실용주의적 태도로 선회했다.

◇ 포드 이어 GM까지... 디트로이트 '빅2'의 EV 탈출 러시


GM의 이익 경고는 경쟁사인 포드(Ford)가 정책 전망 변화를 이유로 약 195억 달러 규모의 자산 상각을 발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나왔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부인 디트로이트의 양대 산맥이 모두 전기차 투자를 철회하거나 대폭 축소하면서, 북미 자동차 시장은 다시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차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회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설상가상 중국 사업 부진... 11억 달러 추가 비용 발생


전기차 손실 외에도 GM은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으로 인한 11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반영했다. 이는 중국 현지 합작사인 상하이GM(SAIC-GM)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비용과 각종 법적 분쟁 관련 충당금이 포함된 수치다.

한때 GM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중국 시장마저 현지 브랜드의 공세와 시장 변화로 인해 부진에 빠지면서 GM의 경영난은 가중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GM의 이번 조치가 향후 몇 년간 미국 자동차 산업이 겪게 될 ‘포스트 전기차’ 시대의 혼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