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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전망] 달리는 스마트폰 미래차…미래모빌리티 산업의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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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전망] 달리는 스마트폰 미래차…미래모빌리티 산업의 분기점

자동차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경쟁의 기준은 바뀐다
테슬라는 질주, 현대차그룹은 재설계…갈리는 SDV 전략
기아의 미래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기아의 미래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사진=현대차그룹

전동화 이후의 경쟁 국면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2026년을 기점으로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미래모빌리티 패권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촉발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은 2026년을 전후로 새로운 국면에 진입을 예고했다. 배터리와 모터 중심의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자율주행, 로보틱스, 에너지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며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이 시기를 기술 선택의 결과가 시장 성과로 가시화되는 첫 해로 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그룹 차원의 통합 전략을 바탕으로 미래모빌리티 전환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한때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추진됐던 급진적인 SDV 전환 구상은 조직 통합과 개발 방식의 한계에 부딪히며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SDV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방식과 속도를 재설계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전략은 단일 조직이 모든 소프트웨어를 통제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완성차 본체 중심의 점진적 SDV 전환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상태다. 존 컨트롤러 기반 E/E 아키텍처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차량 운영체제와 핵심 제어 소프트웨어를 내부 역량으로 축적하는 현실적 접근을 택했다. 이를 위해 그룹은 2030년까지 전동화와 SDV,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분야에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유지하고 있다.

2026년은 이 수정된 전략의 1차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으로 꼽힌다. 차세대 통합 플랫폼이 주요 신차에 적용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를 분리한 구조를 통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반 기능 확장과 서비스형 차량 모델이 기대된다. 기아는 전용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사용자 경험 중심 소프트웨어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맞춘 주행 보조 기술과 커넥티드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은 2026년을 전후로 고도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독을 포함한 관련 매출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드웨어 판매 중심 구조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반복 매출 모델로의 전환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이 같은 변화의 또 다른 축은 IT업계의 전장 분야 진출이다. 반도체, 운영체제, 인공지능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IT기업들이 자동차를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인식하며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중앙집중식 컴퓨팅,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 자율주행용 AI 가속기 등 핵심 영역에서 IT기업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SDV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SDV 관련 시장 규모가 2025년 약 500억 달러에서 2030년 25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며, 연평균 성장률은 35%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량 한 대당 탑재되는 반도체 수는 2026년을 전후로 3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차량 개발 비용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2026년을 미래모빌리티 전략의 성패가 가려지는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급진적 SDV 실험 이후 전략을 수정하며 현실적인 전환 경로를 선택한 만큼, 그 성과가 처음으로 검증되는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달리는 반도체로 진화한 자동차를 둘러싼 경쟁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올해는 그 방향성이 숫자와 성과로 증명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