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한 가닥에 트랜지스터 10만 개 집적… 기존 CPU 수준의 연산 밀도 구현
15톤 트럭 압력과 100회 세탁 견디는 내구성 확보… 스마트 웨어러블 혁명 예고
15톤 트럭 압력과 100회 세탁 견디는 내구성 확보… 스마트 웨어러블 혁명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연구는 딱딱한 평면 위주였던 기존 반도체의 폼팩터를 완전히 유연한 섬유 형태로 바꿨다는 점에서 학계와 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 복단대학교 펑후이성(Peng Huisheng) 교수 연구팀은 최근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완전 유연한 ‘섬유 집적회로(FIC)’ 개발 성과를 게재했다.
연구진은 탄성 기판 위에 미세 회로를 구축한 뒤 이를 얇은 섬유 모양으로 말아내는 혁신적인 공법을 통해,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고성능 연산이 가능한 장치를 만들어냈다.
◇ 머리카락 굵기에 담긴 슈퍼컴퓨팅… 기존 CPU급 집적도
연구팀이 공개한 섬유 칩은 1cm당 약 10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포함하고 있다. 이는 가정용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의 집적도와 맞먹는 수준이다.
연구를 주도한 천페이닝 교수는 복단대 보고서에서 “광섬유를 1m까지 연장하면 트랜지스터 수가 100만 개 이상으로 늘어나 클래식 컴퓨터의 통합 규모에 근접하게 된다”며, 나노 공정이 정밀해질수록 이 밀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섬유는 단순한 전선이 아니라 저항기, 커패시터, 다이오드 등 마이크로컴퓨터 시스템에 필요한 부품들이 고도로 상호 연결된 하나의 독립된 연산 개체다.
실제 테스트 결과, 상업용 산술 칩과 유사한 디지털 및 아날로그 신호 처리 능력을 보였으며 고정밀 신경 컴퓨팅 기능까지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15톤 압력과 100도 열기 견뎌… ‘세탁 가능한’ 반도체
특히 실용성 측면에서 100회 이상의 세탁과 섭씨 100도의 고온 노출 시험을 통과했으며, 심지어 15.6톤급 대형 컨테이너 트럭이 밟고 지나가는 극한의 압축 조건에서도 정상 작동했다.
이는 해당 기술이 일상적인 의류에 적용되어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췄음을 시사한다.
◇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부터 원격 수술까지 응용 무궁무진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스마트 의류, 가상현실(VR) 웨어러블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뇌 조직에 부드러운 섬유 칩을 이식해 생체 적합성을 높이면서도 온보드 신호 처리를 수행하거나, 운동복 소매에 내비게이션과 건강 데이터를 직접 표시하는 방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가상현실용 스마트 장갑에 FIC를 적용하면 미세한 촉감을 현실적으로 모방할 수 있어 원격 수술 중 조직의 경도를 인식하는 등 고도의 정밀 작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펑후이성 교수는 “10년 전 칩을 부드러운 섬유로 만들겠다는 아이디어가 이제 대량 생산을 고려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며, 향후 스마트 의류와 기기들이 부피가 큰 외부 하드웨어 없이도 독립적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