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000억 달러 쏟아붓는 데이터센터, 범용 D램 가격 50% 폭등 주도
공급망 압박 지수 상승 속 ‘트럼프 관세’ 겹쳐…코로나식 인플레 재연 우려
공급망 압박 지수 상승 속 ‘트럼프 관세’ 겹쳐…코로나식 인플레 재연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시티그룹이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50% 급증한 6000억 달러(약 872조)에 이르고 내년에는 9000억 달러(약 1308조)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폭발적인 수요는 메모리 가격 급등을 유발해 PC와 자동차 등 소비자 제품 가격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맞물린 공급망 압박이 가중되면서,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물가 충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난 24일(현지시각) 니혼게이자이신문과 25일 톰스하드웨어가 보도했다.
반도체發 ‘공급 충격’ 인플레이션…소비재 가격 전이 본격화
글로벌 경제의 중심축이 AI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메모리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시티그룹은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뿐만 아니라 일반 범용 메모리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 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자료를 보면, 범용 D램 가격은 지난해 4분기 전 분기 대비 50% 넘게 올랐으며 올해 1분기에도 비슷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제조사가 수익성이 높은 AI용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PC나 가전, 자동차용 메모리 공급이 급감한 탓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메모리 가격 상승은 제조업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버코어 ISI 역시 기업들이 비정상적 경로로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코로나19 사태 초기와 유사한 공급망 혼란의 징후"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관세’가 당긴 도화선…공급망 압박 지수 뜀박질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또 다른 변수는 불안정한 공급망과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산출하는 ‘글로벌 공급망 압박 지수’는 최근 가파르게 오르며 수급 불안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그 배경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을 지목한다. 관세 인상이 예고된 품목을 중심으로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사재기 수요’가 몰리면서 물류 정체와 비용 상승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설계 기술…AMD ‘3D V-캐시’의 반격
메모리 고물가 시대가 도래하자 반도체 설계 기술을 통해 메모리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AMD가 지난 ‘CES 2026’에서 공개한 ‘라이젠 7 9850X3D’가 대표적인 사례다.
톰스하드웨어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세서는 CPU 내부에 대용량 L3 캐시 메모리를 수직으로 쌓은 ‘3D V-캐시’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CPU가 외부 시스템 메모리(RAM)에 접근하는 빈도를 크게 줄여 메모리 속도에 따른 성능 차이를 최소화했다. 실제 측정 결과, 저가형인 DDR5-4800 메모리와 고가형인 DDR5-6000 제품 간의 게임 성능 차이는 1%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32GB 용량의 DDR5-4800 제품 가격은 약 400달러(약 58만 원) 선이다. 톰스하드웨어는 "AMD의 신형 칩은 AI 수요로 왜곡된 메모리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고가 메모리를 사지 않고도 수백 달러를 아낄 수 있는 실질적인 처방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