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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공조 개입 가능성에 외환시장 '요동'...달러 약세 시나리오 재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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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공조 개입 가능성에 외환시장 '요동'...달러 약세 시나리오 재부상

뉴욕 연은 ‘레이트 체크’ 관측 속 달러 하락 압력 확대…시장 “플라자 합의 재연 우려”
환율 그래프와 함께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환율 그래프와 함께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미국과 일본의 공조 개입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미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달러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촉각이 세워지고 있다.

연초 들어 변동성 장세 속에 낙폭이 커진 일본 엔화의 안정을 위한 미·일 당국의 공동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26일(현지시각) 엔화가 급등했다.

지난주 미국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행보로 인해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가뜩이나 달러화의 하락 압력이 강한 상황에서 미·일의 외환시장 공조 개입 가능성까지 부각되자 달러 약세에 대한 경계심은 한층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일본이 공조 개입에 합의할 경우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과의 수출 경쟁에서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다만 이와 동시에 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맥쿼리그룹의 가레스 베리 전략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일본과의 개입에 동참할 경우 엔화 랠리가 더 증폭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상징적 의미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달러를 매도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만, 뉴욕 연은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다”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달러 약세를 선호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해 초 이후 현재까지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9% 넘게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자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으로 기준금리를 신속하게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달러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

확대되는 미국의 재정 적자, 방만한 재정 운영에 대한 우려, 심화되는 정치적 양극화 역시 달러 약세 요인이다.

공조 개입 현실화하나


미국과 일본의 공조 개입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지난 23일 재점화됐다.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뉴욕 연은이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엔화 환율 수준에 대해 '레이트 체크'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월가에서는 이를 일본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는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했다.

엔화 강세를 뒷받침하기 위한 공조 개입은 매우 이례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 이러한 사례는 지난 1998년 한 차례 있었다. 더 잘 알려진 것은 지난 1985년 미국·프랑스·일본·영국 및 당시 서독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체결한 ‘플라자 합의’가 있다.

피너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앤서니 도일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재무부가 직접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면, 이는 통상적인 외환시장 이슈를 넘어섰다는 신호”라며 “공조 개입 가능성은 달러/엔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고, 달러 강세 포지션을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1% 넘게 상승한 가운데,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지난주 1.6% 하락에 이어 0.4% 하락했다.

블룸버그 전략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마크 커드모어 블룸버그 마켓라이브 총괄 편집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 헤지 비율을 높이고, 미·일 당국의 조치로 엔화 약세 추세가 제동이 걸린 만큼 달러 매도세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