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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전력난에 '원전 혁명' 승부수…71조원 규모 핵연료 허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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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전력난에 '원전 혁명' 승부수…71조원 규모 핵연료 허브 짓는다

미 에너지부, ‘핵 주기 혁신 캠퍼스’ 구축안 공개
원전·데이터센터 인접 배치로 500억 달러(약 71조 원) 투자 유치
우라늄 자급률 제고 및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통한 원전 자립 가속
미국 에너지부(DOE)가 핵연료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주기를 통합하는‘핵 주기 혁신 캠퍼스’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에너지부(DOE)가 핵연료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주기를 통합하는‘핵 주기 혁신 캠퍼스’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에너지부(DOE)가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전력난 해소를 위해 핵연료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전 주기를 통합하는 ‘핵 주기 혁신 캠퍼스’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원전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 28일(현지시각) 원자력 발전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 핵연료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CNBC가 지난 2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계획은 각 주 정부를 대상으로 ‘핵 주기 혁신 캠퍼스(Nuclear Lifecycle Innovation Campuses)’ 유치 의향서를 접수하는 것으로 공식화됐다.
해당 캠퍼스는 핵연료의 농축부터 차세대 원자로 발전, 그리고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까지 모든 과정을 한 부지 안에서 처리하는 복합 단지로 조성된다.

‘생산-발전-재활용’ 원스톱 구축… 500억 달러 민간 투자 기대


미 에너지부는 이번 혁신 캠퍼스 조성을 통해 약 500억 달러(약 71조3400억 원)에 이르는 민간 자본이 원전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인공지능 구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려고 원전 전력에 주목하면서 원자력의 가치가 치솟은 결과다.

에너지부 구상을 보면 캠퍼스 안에는 연료 농축 시설과 함께 차세대 원자로, 발전 시설, 전력을 대량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나란히 들어선다. 이는 연료 운송에 따른 비용과 위험을 줄이고 생산과 소비를 한곳에서 해결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사용후핵연료 재활용 시설의 건립이다.

현재 미국 내 원자로에서 사용한 연료는 전체 에너지 가치의 약 5%만 소모된 상태지만, 이를 상업적 규모로 다시 사용하는 시설은 아직 없다.

에너지부는 재활용 시설이 갖춰지면 그동안 유카 산(Yucca Mountain) 방폐장으로 보내야 했던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자원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의존 탈피와 규제 혁파… 트럼프 정부 ‘원전 르네상스’ 가시화


미국은 현재 전체 전력의 약 21%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으나, 핵심 원료인 농축 우라늄은 상당 부분 해외 수입에 기대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발표에서 “미국 원전 르네상스를 가속해 혁신을 주도하고 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라이트 장관은 “대통령의 원전 기반 복원 비전에 맞춰 주 정부와 직접 협력해 지역별 우선순위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원자력을 국가 에너지 정책의 핵심 축으로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규제를 대폭 줄여 원자로 배치를 앞당기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가을에는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의 소유주인 카메코(Cameco) 및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미국 전역에 대형 원자로를 건설하려고 800억 달러(약 114조 원) 규모의 계약을 맺기도 했다.

라이트 장관은 지난해 11월 “임기가 끝날 때까지 수십 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건설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K-원전 공급망의 새로운 기회… “한미 원전 동맹 강화될 것”


미국의 이번 원전 자립화 행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기 제작 역량을 보유한 한국 원전 산업계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력 업계에서는 미국이 대형주기기 제조 인프라가 약화된 상황에서 대규모 건설을 추진하는 만큼, 한국 기업들이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부품 공급망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미국이 핵연료 재활용 상용화의 물꼬를 트면서 그동안 제약이 많았던 한미 간 핵연료 주기 공동 연구 및 기술 협력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미국이 원천 기술과 연료를 공급하고 한국이 제작과 시공을 담당하는 '전략적 원전 파트너십'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단독 경쟁보다는 양국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한국 실익에 더 부합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에너지부의 이번 행보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우라늄 자급률을 높이는 동시에, 민간 기업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원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여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trick2686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