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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라진 동해" 핵잠수함의 시대는 끝났다... 심해의 유령 함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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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사라진 동해" 핵잠수함의 시대는 끝났다... 심해의 유령 함대가 온다

수백 대의 저가형 무인 잠수정이 거대 핵잠수함을 벌떼처럼 사냥하는 '심해 소모전'의 서막
KSS-III를 넘어선 진화... 24시간 잠들지 않는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이 바꾼 해전의 문법
록히드마틴이 공개한 차세대 다목적 무인 잠수정 '램프리(Lamprey)'. 아군 함정에 부착해 이동하며 자가 충전하는 이 무인정은 적 잠수함 탐지부터 직접 타격, 공중 드론 발사까지 수행할 수 있어 미래 해전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사진=록히드마틴이미지 확대보기
록히드마틴이 공개한 차세대 다목적 무인 잠수정 '램프리(Lamprey)'. 아군 함정에 부착해 이동하며 자가 충전하는 이 무인정은 적 잠수함 탐지부터 직접 타격, 공중 드론 발사까지 수행할 수 있어 미래 해전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사진=록히드마틴
세계 해전의 역사는 거대한 성벽을 쌓고 그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더 큰 대포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 정점에 서 있는 것이 수조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즉 핵잠수함이다. 무제한에 가까운 동력을 바탕으로 심해의 제왕으로 군림해온 핵잠수함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해상 안보의 절대 권력이었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이 거대하고 비싼 제왕의 지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대한민국이 독자 개발한 초대형 무인 잠수정(XLUUV)이 심해의 전장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인간이 타지 않는 이 유령 함대는 이제 핵잠수함의 압도적 위용을 비웃으며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고 있다.

국내 군사안보 전문가들과 방산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에 의하면, 현재 한국 해군과 방산 기업들은 KSS-III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핵잠수함의 천적으로 불리는 '자율형 심해 포식자'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핵잠수함 한 대를 건조하고 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중소 국가의 국방 예산을 휘청이게 할 정도로 막대하다. 반면 대한민국이 실전 배치를 앞둔 초대형 무인 잠수정은 핵잠수함 한 대 가격으로 수십, 수백 대를 제작할 수 있다. 이는 전술의 패러다임을 질적 우위에서 양적 압도로 전환함을 의미한다. 아무리 거대한 핵잠수함이라도 사방에서 벌떼처럼 달려드는 무인 잠수정들의 파상공격을 모두 막아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하나가 파괴되어도 열 개가 다시 달라붙는 이 잔혹한 소모전 앞에서, 수조 원짜리 핵잠수함은 그저 덩치 큰 사냥감에 불과한 처지로 전락하고 있다.

인간의 공포가 사라진 자리, 24시간 잠들지 않는 비정함


잠수함 작전의 가장 큰 적은 수압이나 적의 탐지가 아니라, 좁은 철갑 안에서 버텨야 하는 인간의 심리적 한계였다. 식량의 유한함과 승조원의 피로는 잠수함의 작전 효율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러나 무인 잠수정에는 공포도, 피로도, 식량도 필요 없다. 기계로 이루어진 이 유령 함대는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심해에 매복하며 적의 신호를 기다린다. 인간이 사라진 잠수함은 더 작아질 수 있고, 더 깊이 내려갈 수 있으며, 더 정숙해질 수 있다. 소음의 주범인 생명 유지 장치를 모두 걷어낸 이들은 핵잠수함조차 감지하기 힘든 완벽한 정적 속에서 적의 숨통을 노린다.

심해의 지능적 포식자, AI가 지휘하는 킬웹

대한민국의 무인 잠수정은 단순히 원격으로 조종되는 기계가 아니다. 휴전선과 동해에서 축적된 방대한 교전 데이터를 학습한 전술 AI가 이들의 두뇌를 담당한다. 이들은 각자가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동시에, 수중 통신망을 통해 거대한 군집을 이루어 협력한다. 적의 소나 신호를 탐지하면 일부는 미끼가 되어 적의 시선을 끌고, 그 사이 다른 무리들이 적의 취약한 후미를 파고드는 입체적인 사냥 전술을 구사한다. 실리콘밸리의 기술력조차 확보하지 못한 한국만의 실전적 교전 데이터가 심해의 무인 포식자들을 가장 영악한 킬러로 진화시킨 것이다.

인명 피해 제로가 만든 극단적인 공격성


잠수함 지휘관의 가장 큰 고뇌는 승조원의 생명을 담보로 한 작전의 위험성이다. 이 때문에 핵잠수함은 화력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극도로 조심스럽고 방어적인 기동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인 잠수정은 파괴되어도 인명 피해가 전혀 없다. 이는 극도로 공격적이고 자살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함을 뜻한다. 적의 항만 깊숙이 침투하여 기뢰를 매설하거나, 적의 항공모함 전단 한가운데로 돌진하여 자폭하는 전술은 오직 무인 체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비정한 효율성이다. 인명이 배제된 전장에서 도덕적 주저함이 사라진 기계의 공격성은 인간이 통제하던 기존 해전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

안보 플랫폼 국가로의 도약, 동해를 무인 영토로 만들다


이제 동해는 더 이상 인간의 눈과 귀에만 의존하는 공간이 아니다. 수백 대의 무인 잠수정이 촘촘하게 그물을 형성하여 적의 잠수함이 단 1미터도 은밀하게 이동할 수 없는 완벽한 감시망을 구축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제 무기를 수출하는 국가를 넘어, 심해 전장 전체를 통제하는 안보 플랫폼 설계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핵잠수함이라는 거대 권력에 대항하여 저비용, 고지능의 무인 함대로 승부를 거는 이 전략은 전 세계 해군 전략가들에게 경악을 안겨주었다. 강대국의 전유물이었던 심해의 패권은 이제 가장 똑똑한 무인 유령 함대를 거느린 자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ed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