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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재 10만 양병설’ 실체… 딥시크 쇼크는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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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천재 10만 양병설’ 실체… 딥시크 쇼크는 시작일 뿐

국가 주도 ‘천재 학급’ 네트워크, 수학·코딩 영재 연 10만 명씩 산업계 수혈
미국 규제 비웃는 ‘순수 국내파’의 역습… AI 모델링 비용 10분의 1로 절감
2026년 STEM 인재 500만 명 배출… ‘인재 회귀’ 현상에 기술 패권 지형 격변
중국이 수십 년간 공들여온 ‘국가 주도 인적 자원 파이프라인’ 전략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과를 내며 미국 주도의 기술 독주 체제를 흔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수십 년간 공들여온 ‘국가 주도 인적 자원 파이프라인’ 전략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과를 내며 미국 주도의 기술 독주 체제를 흔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이 수십 년간 공들여온 국가 주도 인적 자원 파이프라인전략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과를 내며 미국 주도의 기술 독주 체제를 흔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매년 약 10만 명의 과학 영재를 선발해 대학 입시를 건너뛰고 첨단 기술 연구에 몰입시키는 천재 학급시스템을 통해 딥시크(DeepSeek) 등 차세대 혁신 기업의 핵심 동력을 확보했다. 이는 과거 저임금 노동력에 의존하던 중국이 고급 지적 자산을 기반으로 한 기술 강국으로 완전히 체질 개선에 성공했음을 의미한다.

초중고부터 시작되는 인재 선별… 연간 10만 명 규모 엘리트 풀 가동


중국의 AI 경쟁력은 교실 안에서부터 시작한다. 중국 정부는 매년 전국에서 약 10만 명의 재능 있는 청소년을 선발해 수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 등에 집중하는 천재 학급또는 실험 학급을 운영한다. 이들은 일반 학생들이 대학 입시인 가오카오(Gaokao)에 매달릴 때 대학 수준의 심화 교육을 받으며 국제 올림피아드 준비에 전념한다.

실제로 중국의 교육 성과는 수치로 증명된다. 지난 2025년 기준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에 출전한 중국 국가대표 23명 중 22명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해마다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약 500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며, 이는 약 50만 명 수준인 미국의 10배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핵심 인재는 칭화대 야오반(Yao Class)’이나 상하이교통대 같은 명문대의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산업계로 진출한다.

주요국 연간 STEM 졸업생 및 교육 경쟁력 비교 (2025~2026 추정치). 도표=글로벌이코노믹/UNESCO 통계국(UIS),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5, ITIF(2025.09), 중국 교육부(MOE)이미지 확대보기
주요국 연간 STEM 졸업생 및 교육 경쟁력 비교 (2025~2026 추정치). 도표=글로벌이코노믹/UNESCO 통계국(UIS), 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5, ITIF(2025.09), 중국 교육부(MOE)


순수 국내파가 주도한 딥시크 쇼크… 저비용 고효율로 미 기술 장벽 돌파


글로벌 AI 시장을 뒤흔든 딥시크의 성공은 이 시스템이 배출한 인재들의 실력을 입증한 사례다. 딥시크의 추론 모델 ‘R1’은 미국 오픈AI 모델의 약 10분의 1 수준인 294000달러(42600만 원)의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구현해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주목할 점은 이 혁신을 주도한 엔지니어들이 미국 유학파가 아닌, 중국 내 영재 학급을 거친 20순수 국내파라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5중국 AI 연구원들은 세계적 수준이며, 그들이 비범한 성과를 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딥시크 연구진 100여 명은 대부분 칭화대, 베이징대 출신으로 국제 코딩 대회와 수학 올림피아드 수상 경력을 보유한 최정예 인력이다. 설립자 량원펑(Liang Wenfeng)중국이 추격자로 남지 않으려면 우리만의 최고 인재를 직접 키워야 한다라며 독자적인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반도체부터 로보택시까지…영재 출신들이 장악한 중국 테크 산업


중국 영재 교육의 수혜자들은 AI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와 서비스 플랫폼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 설립자,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칩 제조사 캠브리콘(Cambricon)의 창업자 형제, 배달 플랫폼 메이투안(Meituan)의 설립자가 모두 이 영재 학급 출신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성과가 뚜렷하다. 기업가치 69억 달러(10조 원) 규모의 로보택시 기업 포니에이아이(Pony.ai)의 공동 창업자이자 기술책임자인 루톈청(Lou Tiancheng)은 칭화대 야오반’ 1기 출신이다. CTO는 지난해 9월 기자와 만나 중국 영재 교육 시스템은 교사가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도 스스로 해결하게 하는 자기 학습능력을 길러준다라며 이러한 경험이 자율주행 모델이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기술적 전환의 토대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규제 압박 속 인재 회귀가속화… 글로벌 기술 지형 재편의 변수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심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압도적인 인적 자원 규모를 바탕으로 하드웨어의 한계를 알고리즘 효율성으로 극복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중국 내 1000개 이상의 생성형 AI 모델이 등록된 배경에 방대한 엔지니어 풀이 있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비자 규제 강화와 환경 변화로 인해 미국 내 중국인 박사급 인재들이 대거 본국으로 돌아가는 인재 회귀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중국 AI 산업에 또 다른 질적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과 지위에 매몰된 과도한 경쟁 환경과 인문학적 소양 부족은 향후 창의적 AI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인재 권력 이동이 향후 5년 내 자율주행과 전문 분야 AI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