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된 것을 계기로 글로벌 증시가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뉴욕증시 나스닥 다우지수 선물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금값 은값 비트코인도 떨어지고 있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던 코스피는 2일 5% 넘게 급락해 5,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일본 도쿄증시 등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체로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금·은 등 귀금속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역시 '패닉 셀링' 양상 속에 가격이 크게 밀렸다. 투기성 거래에 힘입어 귀금속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이 증거금 비율을 대폭 올린 상황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과 강제청산에 직면한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과 지수선물, 비트코인을 대거 현금화하면서 투매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로 장을 마쳤다.코스피가 5,0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7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1.25% 내린 52,655.18, 대만 가권지수는 1.37% 내린 31,624.03으로 종료했다.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2.48%와 2.54%의 급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오후 4시 17분 현재 2.94%의 하락률을 보인다.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된 것을 계기로 국제 금·은 가격이 급락한 충격이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전이되는 모양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 역시 약세를 보인다.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2% 가까이 내린 개당 1억1천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초 1억7천만원대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이후 계속 하락세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등 알트코인도 흔들리고 있다. 워시전 이사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으로 유동성 랠리가 약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경계감, 은 선물 증거금 상향, 귀금속 등을 사재기하던 중국 투기 자금의 갑작스러운 이탈 등이 꼽힌다.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에 따라 전력설비 등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원자재인 은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난달 28일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부진한 실적과 AI 거품 논란 재점화로 약화한 것도 은값 폭락의 기폭제 중 하나로 거론된다.
팔란티어 실적발표도 변수이다.지난해 64% 폭등한 금값 랠리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해 지난달 30일 폭락 직전까지 25% 급등했다.각국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연준의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 잇따른 지정학적 긴장 등이 금과 은값 랠리를 이끌었다. 올해 들어 금값 상승 속도가 가팔라진 데에는 중국 투기 세력의 대규모 매수세가 더해진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자 중국 투자자들이 대거 차익실현에 나섰고 결과적으로 폭락이 촉발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CME가 최근 9% 수준이었던 은 선물 증거금을 두 차례에 걸쳐 15%까지 상향한 조처 역시 변동성을 키웠다고 짚었다.CME 측은 선물 페이퍼 계약과 실물 거래 비율이 356대 1까지 벌어지자 지속적으로 증거금을 인상해 왔다.그런 상황에서 금과 은 가격이 급락하자 보유 중인 금과 은을 담보로 거래를 진행하던 펀드들이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마진콜 요구에 직면했다. 강제청산을 피하려 위험자산을 대거 현금화하면서 주식시장 등으로 일파만파 충격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코스피 낙폭이 컸던 이유로는 작년 한해 75% 넘게 오른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직전 거래일까지 24% 가까이 상승하는 등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컸다는 점이 꼽힌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하락 마감했다. 매파적 케빈 워시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낙점되자 증시는 두 팔 벌려 환영하지는 않았다.워시가 낙점됐다는 소식은 시장에 강세 재료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과도한 시장 개입 자제를 주장하는 워시는 증시에 호재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재정 위기에 빠진 남유럽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금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이미 금값을 끌어내리던 와중이었다.아울러 이미 금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심리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왔다.2024년 이후 금 랠리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매입,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 잇따른 지정학적 긴장 등에 힘입었다.지난해에는 투자자들이 이른바 '디베이스먼트(debasement) 트레이드'에 대거 뛰어들면서 금 랠리를 가속했다.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잇단 지정학적 긴장 등이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달러화 가치는 무려 8% 하락했다. 2017년 이후 최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덜 비둘기파'적으로 평가되는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했다는 소식에 중국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폭락을 촉발했다는 것이다.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츠의 원자재 책임자를 지낸 알렉산더 캠벨은 "중국이 팔았고, 이제 우리는 그 후폭풍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국제 금융시장은 1979~1980년 은 파동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미국 텍사스주 석유 재벌 헌트 일가가 온스당 10달러를 밑도는 바닥권에 있던 1979년 여름 여러 증권사들로부터 빌린 자금으로 은을 대량 매입하기 시작하면서 은값이 이듬해 1월까지 온스당 5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두 달 뒤인 3월에 은 가격이 온스당 10.80달러까지 폭락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