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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없는 ‘전기 젤리 로봇’ 탄생… 英 연구진, 소프트 로봇의 새 지평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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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없는 ‘전기 젤리 로봇’ 탄생… 英 연구진, 소프트 로봇의 새 지평 열다

브리스톨대·런던 퀸메리대 공동 연구… 외부 전기장으로 구부러지고 비트는 이동 실현
‘전기변형 젤(e-MG)’ 스마트 소재 활용… 의료·수색 구조 등 극한 환경 탐사 혁명 예고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딱딱한 금속 관절과 복잡한 기어, 소음이 발생하는 모터 대신 말랑말랑한 젤리 몸체로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는 혁신적인 로봇이 공개되었다.

영국 연구진이 개발한 이 ‘전기 젤리 로봇’은 인체 내부나 좁은 틈새 등 기존 로봇이 접근할 수 없었던 영역을 탐사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현지시각) 인도 언론 뉴델리 텔레비전(New Delhi Television)에 따르면, 브리스톨 대학교와 런던 퀸메리 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외부 전기장에 반응해 형태를 자유자재로 바꾸며 이동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 기술을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최근 시연 영상에서 이 로봇 기술로 만든 미니어처 휴머노이드 ‘체조 선수’가 유연한 몸을 흔들며 표면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 ‘전기변형 젤(e-MG)’의 마법… 모터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몸


이 로봇의 핵심은 전기변형 젤(e-MG, Electro-Metamorphic Gel)이라 불리는 새로운 스마트 복합 소재에 있다.

로봇 몸체에 부착된 초경량 전극에 전기가 가해지면, 주변 전기장의 변화에 따라 젤리 소재가 즉각적으로 늘어나거나 구부러지고 비틀린다. 별도의 동력 장치 없이 소재 자체가 근육처럼 작용해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이 로봇이 10,000회 이상의 작동 사이클 동안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구동됨을 입증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 ‘로봇계의 스위스 아미 나이프’… 무궁무진한 활용 분야


연구를 주도한 브리스톨 대학의 쉬시춘(Shichun Xu) 연구원은 이 로봇을 “어떤 환경에도 맞춤화할 수 있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 로봇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로봇이 적합하지 않은 섬세하고 복잡한 상황에서 다양한 도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소 침습 수술 시 인체 내부의 좁고 구불구불한 혈관이나 장기를 탐색하며 표적 부위에 약물을 직접 전달할 수 있다.

지진 등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의 좁은 틈새를 통과해 생존자를 수색하거나,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취약한 생태계를 조사하는 데 최적이다.

또한, 거대한 기계 설비 내부의 비좁고 위험한 공간을 정밀 점검하는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 원격 제어로 열리는 ‘저전력 소형 로봇’의 미래


이 로봇은 외부에서 전기장을 조절해 원격으로 이동 방향과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로봇을 미탐험 지역에 투입한 뒤 외부 전기장 장치로 제어하며 환경을 조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로봇 설계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고 평가한다. 딱딱한 외골격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유기체와 같은 특성을 갖춘 ‘소프트 로봇’ 기술이 한 단계 진화함에 따라, 미래의 로봇은 우리 삶의 더 깊숙하고 정밀한 곳까지 파고들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