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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기업도 걸었다… 토요타, '꿈의 배터리' 전고체 양산 공장 건설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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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기업도 걸었다… 토요타, '꿈의 배터리' 전고체 양산 공장 건설 확정

정유사 이데미츠 코산과 손잡고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대량 생산 돌입
석유 정제 부산물 '황'을 고부가가치 배터리 소재로… "세기에 한 번 올 승부수"
토요타 고체 배터리 공장.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 고체 배터리 공장. 사진=토요타
그동안 전기차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일본 토요타 자동차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 시장에서 결정적인 승기를 잡기 위한 대규모 실전 배치에 나섰다.

특히 대형 석유 기업이 배터리 소재 공급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에너지 산업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일렉트렉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일본의 정유 대기업인 이데미츠 코산(Idemitsu Kosan)과 함께 전고체 배터리용 고체 전해질 대량 생산을 위한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2023년부터 진행해온 파일럿 프로그램을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 "석유 부산물이 배터리 핵심으로"… 빅 오일의 화려한 변신


이번 협력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석유 회사가 전기차 밸류체인의 핵심 공급자로 전면에 등장했다는 것이다.

양사가 집중하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부드러움과 접착성이 뛰어나 대량 생산에 가장 적합한 소재로 평가받는다.

이데미츠 코산은 연료 탈황 과정에서 대규모로 발생하는 저부가가치 부산물인 '황'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고마진 물질인 고체 전해질로 전환하는 것은, 20세기 휘발유가 교통 시스템의 초석이 된 이후 석유 업계에 찾아온 '세기에 한 번뿐인 승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슈니치 기토 대표는 "1990년대 중반부터 황의 유용성을 연구해왔으며, 축적된 기술력을 통해 모빌리티의 새로운 미래를 열 고체 전해질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 2027~28년 상용화 목표… "1,000km 주행, 10분 충전"


토요타와 이데미츠 코산이 제시한 로드맵은 명확하다. 2027~2028년 사이 성공적인 상용화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완공될 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단 한 번의 충전으로 약 1,000km(620마일)를 주행할 수 있으며,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단 10분이면 충분하다.

토요타는 일본 광산 그룹인 스미토모 메탈 마이닝과도 협력하여 고성능 음극 소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공장이 전면 가동되면 연간 "수백 미터톤" 규모의 전해질 재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토요타의 '체크메이트'… 장기전 끝에 속도 내는 일본차


업계 전문가들은 토요타의 이번 행보를 "치밀하게 준비된 최종 체크메이트"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진 것처럼 보였던 토요타가 고체 배터리 기술을 완벽히 준비한 뒤, 소비자 보호와 화재 안전, 재활용성 등을 강조한 강력한 배터리 법안을 앞세워 단숨에 시장 주도권을 빼앗아 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물론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 전문가는 "대규모 생산에는 여전히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하며, CATL이나 BYD 같은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토요타가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양산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 세계 자동차 및 에너지 시장에는 거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