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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모든 신차에 '라디오 의무화' 추진... 전기차 '라디오 삭제'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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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모든 신차에 '라디오 의무화' 추진... 전기차 '라디오 삭제'에 제동

"데이터보다 안전 우선"... 재난 시 통신 마비 대비한 최후의 생명선 확보
승용차 넘어 화물차까지 확대 쟁점... 글로벌 미래차 설계 표준 변화 예고
유럽연합(EU)이 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규 승용차에 디지털 라디오 수신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강력한 법적 장치를 마련한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이 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규 승용차에 디지털 라디오 수신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강력한 법적 장치를 마련한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연합(EU)이 역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규 승용차에 디지털 라디오 수신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강력한 법적 장치를 마련한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연결과 스트리밍 서비스에 치중하며 지상파 라디오 기능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국가 비상사태 시 국민에게 긴급 재난 정보를 전달할 확실한 통로를 지키려는 취지다.

미국 라디오 전문 매체 라디오월드(Radio World)는 지난 12일(현지시각) 유럽위원회가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디지털 네트워크법(DNA)’ 초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DAB+' 디지털 표준 의무화... “재난 방송 사각지대 없앤다”


유럽위원회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유럽 내 통신 네트워크 규칙을 통합하고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한 '디지털 네트워크법' 초안을 공개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EU 회원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규 승용차에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상호 운용 가능한' 라디오 수신기를 반드시 탑재하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명시한 기술 표준은 유럽 디지털 라디오 규격인 'DAB+'다. 법안에 따르면 신규 차량은 디지털 방송뿐만 아니라 기존 아날로그(AM/FM) 방송까지 수신하고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위원회는 법안을 통해 "청취자가 비상 상황에서 더 넓은 기술적 선택지를 가짐으로써 공공 안전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제정된 유럽 전자통신법(EECC) 도입 전 20~30%에 불과했던 신차 라디오 탑재율은 현재 약 95%까지 올라온 상태지만, 법적 근거를 더욱 명확히 하여 '방송 주권'을 고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방송계 "화물차·경차도 예외 없다"... 의무 범위 확대 촉구


유럽방송연합(EBU)과 유럽라디오협회(AER) 등 주요 방송 단체들은 이번 법안을 환영하면서도 보호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는 처지다.

현재 초안은 '승용차'에만 국한되어 있어, 화물차나 소형차 등은 여전히 라디오 없이 스마트폰 거치대만 장착된 채 판매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빈센트 스니드 EBU 선임 정책 고문은 라디오월드와의 인터뷰에서 "라디오는 위기 상황에서 생명선 역할을 하지만, 법안이 경차나 화물차까지 확대되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물류 운송을 담당하는 전문 운전자의 경우 이동 중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는 지역에서 긴급 정보를 얻을 유일한 수단이 지상파 라디오라는 점을 강조했다.

프란체스카 파브리 AER 관계자 역시 "자동차 제조사들이 무료 지상파 방송 대신 유료 인터넷 기반 대시보드만 제공하려 한다"며 모든 차종에 대한 방송 수신기 탑재 의무화를 촉구했다.

수익성 앞세운 제조사와 공익 가치의 충돌... "보편적 서비스 보호해야“


이처럼 라디오 탑재 의무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배경에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익 전략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미 FM 방송을 종료한 노르웨이나 오는 2026년 말 전환을 완료하는 스위스 등은 디지털 라디오가 기본 인프라로 정착했으나, 테슬라 등 일부 전기차 제조사들은 전기모터의 간섭 해결 비용과 데이터 주도권 확보를 이유로 라디오 기능을 삭제하거나 스트리밍 앱으로 대체하려 시도해 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조사의 설계 자율성과 비용 절감 논리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통신망 마비 시 최후의 보루인 지상파의 공익적 가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한다.

이번 법안은 라디오를 단순한 오락 장치가 아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보편적 안전 서비스'로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앞으로 전 세계 미래차 설계 표준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디지털 네트워크법은 향후 2년간 유럽의회와 이사회의 승인 절차를 거치며 구체적인 적용 범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