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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록히드마틴 떨고 있나"…'AI 방산의 총아' 앤두릴, 몸값 84조 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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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히드마틴 떨고 있나"…'AI 방산의 총아' 앤두릴, 몸값 84조 원 육박

실리콘밸리 방산 유니콘, 신규 투자 유치로 기업 가치 600억 달러 돌파 눈앞…반년 만에 2배 껑충
11조 원 '실탄' 확보해 자율 무기 공장 증설·AI 고도화…美 국방부 '소프트웨어 전군' 가속화 신호탄
창업자 팔머 럭키 "중국 드론 물량 공세에 미국 뒤처져"…'제2의 민주주의 병기고' 건설 박차
미국의 방산 기술 기업 앤두릴 인더스트리가 개발한 자율 비행 드론. 앤두릴은 최근 6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창업자 팔머 럭키는 AI 기술과 대량 생산 능력을 결합해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방산 기술 기업 앤두릴 인더스트리가 개발한 자율 비행 드론. 앤두릴은 최근 6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창업자 팔머 럭키는 AI 기술과 대량 생산 능력을 결합해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통적인 '중후장대' 산업의 전유물이었던 글로벌 방위산업의 지형도가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미국의 방산 스타트업 앤두릴 인더스트리(Anduril Industries)가 기업 가치 600억 달러(약 84조 원)를 인정받으며 천문학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는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 등 기존 방산 공룡들을 위협하는 거대 '테크 방산' 기업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14일(현지 시각)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앤두릴이 최대 80억 달러(약 11조 20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펀딩)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이 타결될 경우 앤두릴의 기업 가치는 600억 달러(약 84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년 만에 몸값 2배…AI가 바꾼 전장의 문법


이번 앤두릴의 기업 가치 평가는 충격적인 수준이다. 불과 작년 여름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 규모의 펀딩 당시 평가받았던 기업 가치에서 6개월여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과 자율 무기 체계에 대한 미 국방부와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수요가 자리 잡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거치며 현대전이 거대한 플랫폼 싸움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전쟁(Software-Defined Warfare)'으로 변화함에 따라, AI 기반의 드론과 자율 시스템을 주력으로 하는 앤두릴의 가치가 수직 상승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펀딩에는 실리콘밸리의 전통적인 벤처캐피털뿐만 아니라 대형 기관 투자자들도 참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앤두릴이 스타트업 단계를 넘어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중국 이기려면 속도가 생명"…'제2의 병기고' 짓는다


앤두릴은 이번에 확보하게 될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자율 무기 시스템 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거대 공장(Sprawling factory) 건설에 투입한다.

앤두릴의 창업자 팔머 럭키(Palmer Luckey)는 그동안 "미국의 군사력을 AI와 초고속 제조 기술로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특히 중국의 압도적인 드론 제조 역량을 경계하며, 미국이 전장의 핵심 기술과 생산 능력에서 지정학적 라이벌인 중국에 이미 뒤처지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럭키의 비전은 명확하다. 과거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보여줬던 '민주주의의 병기고' 역량을 현대적인 AI 기술과 결합해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앤두릴은 미 국방부 및 동맹국들과의 잇단 계약 수주에 힘입어 연간 매출이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 수준으로 두 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앤두릴의 퀀텀 점프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을 넘어,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AI 및 자율성' 중심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미 국방부가 앤두릴의 손을 들어준 이상, 전 세계 방산 기업들은 이제 '스마트한 무기'를 넘어 '스스로 생각하는 무기'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새로운 시험대 위에 서게 되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