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미사용 핵연료, '전략 자산' 전환... 1조 원 관리비 시대 종언
민간 주도 기술 혁신·규제 완화... '정치적 환상' 버리고 '공학적 현실' 선택
중국 석탄 화력 공세에 맞설 '핵심 병기'... 24시간 무중단 전력으로 제조강국 부활
민간 주도 기술 혁신·규제 완화... '정치적 환상' 버리고 '공학적 현실' 선택
중국 석탄 화력 공세에 맞설 '핵심 병기'... 24시간 무중단 전력으로 제조강국 부활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과거 ‘처리 곤란한 폐기물’로 치부하던 원자력 발전을 경제 재건의 핵심 동력으로 다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보수 성향 매체 ‘더 힐(The Hill)’은 미국이 민간 부문의 혁신적인 핵연료 재활용 기술과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바탕으로 과거 수십 년간 이어온 에너지 관리의 실패를 끊어내고 ‘에너지 풍요’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9만 톤의 ‘잠자는 거인’... 핵연료 재활용으로 에너지 자립 가속
미국 내 원전 부지 곳곳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사용하고 남은 핵연료 9만 톤이 보관되어 있다. 그동안 워싱턴 정치권은 이를 위험한 물질로 간주해 해마다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에 이르는 세금을 들여 관리하고 감시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미국에너지연구소(AEI) 제이슨 아이작 CEO는 이 재고품들이 사실상 90% 이상의 에너지를 여전히 품고 있는 ‘전략 자산’임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핵연료를 재활용해 안정적인 전력을 생산해 온 것처럼, 미국 민간 기업들도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독자 재처리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술 혁신은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선다. 재활용 핵연료와 냉전 시대의 유물인 잉여 플루토늄을 차세대 원자로의 연료로 전환할 경우, 주요 산유국의 석유 매장량에 맞먹는 엄청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해외 농축 서비스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핵심 고리가 된다.
중국과 ‘에너지 무한 경쟁’... 공학적 실체 근거한 정책 전환
미국 에너지 정책의 기류 변화는 최근 가동을 재개한 국립석탄위원회(National Coal Council)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과거 에너지 정책들이 공학적 현실을 무시한 ‘정치적 환상’에 사로잡혔었다고 비판하며, 화석 연료와 원자력을 아우르는 현실적인 에너지 조합(에너지 믹스)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은 기후 위기 담론 속에서도 철강, 시멘트,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기 위해 수백 기가와트(GW) 규모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신규 건설하며 ‘에너지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원자력은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넓은 땅이 필요하지 않으며, 폭염이나 한파 등 기상 이변 상황에서도 24시간 상시 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전략적 답안지로 떠오르고 있다.
민간 주도 ‘원전 컴백’... 정치 아닌 물리 법칙이 이끄는 부흥
미국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원자력 부흥이 과거 정치권의 공허한 구호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보조금이나 인위적인 명령이 아니라, 전력 시장의 실제 수요와 민간 기업의 기술력이 결합한 ‘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이슨 아이작 CEO는 "미국이 기술적·지정학적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정치가 아닌 물리학에 기반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부문의 원전 개발 규제를 풀고, 원자력과 천연가스, 석탄을 적절히 병행하는 에너지 안보 전략만이 미국 경제의 다세대적 우위를 보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과거의 에너지 관리 실패를 딛고 민간 주도의 핵 혁신을 이뤄낼 경우, 제조업의 본국 회귀(리쇼어링)와 AI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