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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검증된’ 체르나보다 원전 현대화·증설 속도…SMR은 자금 부담에 속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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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검증된’ 체르나보다 원전 현대화·증설 속도…SMR은 자금 부담에 속도 조절

일리에 볼로잔 총리 “70억 달러 SMR보다 기존 원전 확장이 더 현실적” 발언 파장
35억 유로 규모 1호기 개보수 및 70억 유로 3·4호기 증설 집중… 한국 한수원 참여 사업 ‘탄력’
SMR 최종 투자 결정(FID) 승인에도 총리는 ‘신중론’… “천문학적 비용과 복잡성 해결이 관건”
루마니아 정부가 국가 에너지 정책의 무게중심을 이미 기술력이 검증된 대형 원전인 체르나보다(Cernavodă) 원전의 현대화 및 증설에 우선적으로 두기로 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루마니아 정부가 국가 에너지 정책의 무게중심을 이미 기술력이 검증된 대형 원전인 체르나보다(Cernavodă) 원전의 현대화 및 증설에 우선적으로 두기로 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루마니아 정부가 국가 에너지 정책의 무게중심을 이미 기술력이 검증된 대형 원전인 체르나보다(Cernavodă) 원전의 현대화 및 증설에 우선적으로 두기로 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뉴스레터 '에너지모니터' 및 '에우로파 FM(Europa FM)'의 보도에 따르면, 일리에 볼로잔(Ilie Bolojan) 루마니아 총리는 인터뷰를 통해 도이체슈티(Doicești) 소형모듈원자로(SMR) 프로젝트의 막대한 비용과 기술적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기존 원전 확장의 실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는 최근 루마니아 국영 원자력 공사인 뉴클레아 일렉트리카(Nuclearelectrica)가 SMR 사업의 최종 투자 결정(FID)을 승인하며 '실행 단계' 진입을 알린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총리가 신규 기술인 SMR의 리스크를 공개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대형 원전 현대화 및 증설 사업이 루마니아 에너지 안보의 '확실한 기둥'으로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70억 달러 규모 SMR 사업… “비용 부담과 자금 조달에 제동”


볼로잔 총리는 인터뷰에서 도이체슈티 SMR 시설에 대한 '즉각적인 투자'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해당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데 5~6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전체 건설 비용은 최소 60억 달러에서 최대 70억 달러(약 10조 15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루마니아는 당초 담보비차주의 폐쇄된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미국 뉴스케일(NuScale)의 77MW(메가와트)급 모듈 6기로 구성된 462MW 규모 VOYGR SMR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뉴클레아 일렉트리카는 지난주 이 사업에 대한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고, 1호기를 우선 건설해 시험 운영한 뒤 나머지 5기 건설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볼로잔 총리는 자금 확보의 어려움과 프로젝트 초기 단계라는 점을 들어 조기 완공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검증된 ‘체르나보다’ 모델 집중… 한국 한수원(KHNP) 역할 확대

볼로잔 총리는 루마니아가 이미 수십 년간 운영하며 기술력을 검증한 체르나보다 원전 확장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체르나보다 원전에서는 1호기 수명 연장을 위한 현대화 작업과 3·4호기 신규 증설 사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체르나보다 1호기 설비 개선 사업은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KHNP)이 이끄는 국제 컨소시엄이 주도하며, 약 35억 유로(약 5조 원)가 투입된다.

이번 개보수로 700MW급 1호기의 운영 수명은 30년 더 늘어난다. 이와 함께 약 70억 유로(약 11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3·4호기 건설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볼로잔 총리는 “체르나보다 프로젝트는 루마니아가 오랫동안 운용해 온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라며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투자인 SMR보다 실현 가능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에너지 안보와 재정 효율성 고려한 ‘실리 선택’


루마니아 정부의 이번 움직임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면서도 재정적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원자력 학계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SMR이 미래 에너지 시장의 핵심이 될 수 있으나, 상업적 실증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반면 체르나보다 원전은 이미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운영 노하우가 쌓여 투자 대비 효율성이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이 참여하는 1호기 현대화 사업은 루마니아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핵심축이다. 루마니아 전력의 약 20%를 담당하는 체르나보다 원전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당장의 에너지 위기 대응에 효과적이라는 목소리가 정부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앞으로 루마니아 정부는 체르나보다 3·4호기 건설을 위한 금융 조달에 집중할 계획이며, SMR 프로젝트는 기술적 성숙도와 경제성을 면밀히 검토하며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