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치 2.3배 초과한 '비료 오남용'이 화근… 23억 달러 수입 의존도 심화
중동 LNG 공급망 마비에 직격탄… 토양 황폐화로 '지속 불가능한 농업' 직면
중동 LNG 공급망 마비에 직격탄… 토양 황폐화로 '지속 불가능한 농업' 직면
이미지 확대보기하지만 이번 위기는 단순한 외부 요인을 넘어, 인도 농가가 지난 수십 년간 질소 비료를 무분별하게 살포하며 자초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현지 매체 '인디아 투데이(India Today)'의 7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인도의 요소 위기는 권장량을 상회하는 기형적인 비료 소비 구조에서 기인했다.
'4:2:1' 황금비율 깨진 인도 농토… 질소 비료 9배 넘게 투입
이는 농업 과학계가 권장하는 이상적인 배합 비율인 4:2:1과 비교했을 때 질소 성분인 요소 사용량이 2.3배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지역별 편차는 더욱 심각하다. 인도 동북부 나갈랜드주의 경우 가리 1kg을 사용할 때 질소 비료를 무려 101kg이나 투입하고 있으며, 라자스탄(45.7)과 자르칸드(37.3) 등 주요 농업 지역에서도 기형적인 비료 살포가 이어지고 있다.
농업 전문가인 옴 프라카시(Om Prakash)는 "당장의 수확량에만 급급해 질소 비료에 의존한 결과, 땅의 힘(지력)이 소멸하고 있다"며 "약해진 토양에서 수확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요소를 투입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녹색혁명'의 역설과 3조 원대 중동 수입 의존의 덫
인도의 이러한 요소 의존증은 1960년대 식량 자급을 이끈 '녹색혁명'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도입된 고수확 품종(HYV)은 질소 비료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정부는 저렴한 가격으로 요소를 보급했다. 그 결과 1960년 3만 톤(t)에 불과했던 비료 소비량은 2025년 기준 요소 하나만 3870만 t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인도의 자체 생산 능력이 연간 3060만 t에 그쳐, 매년 810만 t가량을 해외에서 사와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인도는 요소 수입에만 23억 달러(한화 약 3조 1,000억 원)를 지출했으며, 이 중 71%가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불안해지자, 인도행 요소 물량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단순히 물류의 문제를 넘어 비료 생산 공정에 필수적인 LNG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인도 농업 경제 전체에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정밀 농업'으로의 체질 개선 시급
인도의 사례는 비료 수급을 외부 자원에 의존하는 한국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1년 '요소수 사태'를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험한 바 있다.
농기계 및 비료 업계 관계자는 "인도의 위기는 비료의 절대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비과학적인 오남용이 수입 의존도를 인위적으로 높여온 측면이 크다"며 "한국 역시 탄소 중립과 지력 유지를 위해 화학 비료 사용량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정밀 농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만약 권장 비율인 4:2:1만 준수했더라도 연간 800만 t의 수입 수요가 사라졌을 것이며, 오히려 남는 물량을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보조금 개편과 공급망 다변화가 관건
인도 정부는 이번 위기를 계기로 중동 중심의 공급망을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정부가 농민들에게 지급하는 비료 보조금 체계를 개편해 특정 성분(요소) 편중 현상을 억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비료 가격의 연쇄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곡물 가격 상승(Agflation)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인도가 이번 '자초한 위기'를 통해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의 체질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