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ETF 연초 -27% 폭락… ‘사상 최악’의 잔인한 봄
주요 기업 P/E ‘반토막’… 반도체 독주 속 소프트웨어만 ‘디커플링’
이번 주 실적 발표 분수령… ‘AI 에이전트’의 실질 수익 입증이 관건
주요 기업 P/E ‘반토막’… 반도체 독주 속 소프트웨어만 ‘디커플링’
이번 주 실적 발표 분수령… ‘AI 에이전트’의 실질 수익 입증이 관건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번 주 예정된 세일즈포스와 워크데이 등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의 실적 발표가 업계의 명운을 가를 '심판의 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웃을 때 소프트웨어는 ‘사상 최악’... 27% 하방 압력에 직면한 잔인한 봄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흐름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지난 23일 기준 S&P 500 지수가 연초 대비 0.2% 하락하며 보합세를 유지하는 사이, iShares 확장 기술-소프트웨어 섹터 ETF(IGV)는 무려 27%나 주저앉았다. 이는 해당 ETF 역사상 가장 좋지 못한 연초 성적표다.
시장의 공포를 자극한 것은 역설적으로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이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반도체 ETF가 올해 18% 상승하며 'AI 인프라' 특수를 누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소프트웨어 업계는 AI가 핵심 업무 기능을 잠식하거나 대체해 버릴 것이라는 구조적 위협에 노출됐다.
찰스 슈왑의 조 마졸라 트레이딩 전략 책임자는 "반도체 주식의 89%가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는 반면, 소프트웨어 주식은 단 한 종목도 그 선을 넘지 못했다"며 두 섹터 간의 극심한 괴리를 지적했다.
반토막 난 밸류에이션... "저평가인가, 구조적 몰락인가“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월스트리트를 대표하는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몸값(밸류에이션)이 불과 1년 만에 반토막 났다. 팩트셋(FactSet)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주요 기업들의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평균 50% 안팎의 하락 폭을 기록하며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세일즈포스의 선행 P/E는 지난해 초 27.4배에서 현재 13.2배로 51.8% 급감했다. 워크데이는 약 30배 수준에서 11.7배로 떨어지며 분석 대상 중 가장 큰 폭인 61.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인튜이트 역시 약 30배에서 14.1배로 53.0% 하락하며 시장의 차가운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고성장주의 대명사로 불리며 176.5배라는 압도적인 멀티플을 기록했던 스노우플레이크도 현재 94.5배까지 내려앉으며 46.5%의 조정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급격한 재평가는 단순한 주가 하락을 넘어,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시장의 강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LPL 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는 지난 17일 보고서에서 "소프트웨어 주식의 급격한 재평가로 주가가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의 매도세가 기업들의 견고한 기초 체력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한 수준일 수 있다는 견해를 덧붙였다.
하지만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는 AI 경쟁 위협을 이유로 워크데이와 도큐사인 등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승부수는 ‘AI 수익화’... 에이전트포스 등 실질 성과에 주목
시장의 신뢰를 되찾을 열쇠는 결국 '수익'이다.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AI를 단순히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 증명하기를 원한다. 세일즈포스의 경우, 자사 AI 에이전트 플랫폼인 '에이전트포스(Agentforce)'의 성장세가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에이전트포스는 지난 분기 연간 반복 매출(ARR) 5억 4000만 달러(약 7700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330% 성장했다.
가벨리 펀드의 존 벨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23일 서한에서 "데이터 제어권과 독점적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이라며 "시장은 현재 모든 소프트웨어 기업을 도맡아 매도하고 있지만, 결국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요한 것은 실적과 현금
전망은 교차한다. AI가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비관론과 현재의 저평가가 매수 기회라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확실한 것은 단순한 '비전' 선포만으로는 더 이상 월가의 지갑을 열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번 주 이어질 워크데이(24일), 세일즈포스·스노우플레이크(25일), 인튜이트(26일)의 실적 발표에서 제시될 구체적인 AI 매출 지침이 향후 소프트웨어 섹터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이 AI 생태계에서 생존을 넘어 수익 모델을 확고히 구축했음을 입증한다면, 현재의 낮은 주가는 새로운 상승을 위한 발판이 된다. 반면 실적에서 AI 기여도가 미미할 경우, 자금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 AI 생태계와 미국 시장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경고음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 섹터의 폭락은 'AI 수익화'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서학개미를 비롯한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하드웨어 독주 시대가 저물고 '실적 기반의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강력한 경고음이다. 특히 한국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 역시 단순히 AI 기술을 접목했다는 홍보만으로는 더 이상 자본시장의 선택을 받기 어렵게 됐다.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는 AI가 비용을 얼마나 절감하느냐가 아니라, 고객으로부터 추가 결제를 이끌어낼 만큼 독보적인 가치를 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데이터 주권과 강력한 고객 확보력(Lock-in)을 갖지 못한 기업은 AI 기술에 역습당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 시즌을 통해 기업들이 제시하는 'AI 매출 비중'을 냉정하게 따져보며, 기술적 환상이 아닌 숫자로 증명되는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적 수정이 필요하다고 증권가에서는 말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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