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MWC서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 최초 출격… 8,192개 자체 칩 결합
미국 제재 뚫고 5세대 공정 기술 과시… “개별 칩 한계, 클러스터링으로 극복”
미국 제재 뚫고 5세대 공정 기술 과시… “개별 칩 한계, 클러스터링으로 극복”
이미지 확대보기시장의 독보적 선두주자인 엔비디아(NVIDIA)에 직접적인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중국이 독자적인 칩 생산 능력을 넘어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역량에서도 자신감을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6’에서 자사 AI 기술의 집약체인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Atlas 950 SuperPoD)’를 해외 시장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 8,192개 칩 엮은 ‘괴물’ 슈퍼컴퓨터… 엔비디아 NVLink에 ‘유니파이드버스’로 맞불
화웨이의 최신 AI 데이터 센터 솔루션인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는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인 ‘어센드(Ascend) 950 DT’ 칩 8,192개를 하나로 연결한 거대 컴퓨팅 클러스터다.
화웨이는 이를 학습과 추론이 가능한 개별 기계들의 집합을 넘어, 하나의 논리적 유기체처럼 작동하는 슈퍼컴퓨터로 정의한다.
특히 화웨이는 엔비디아의 독보적인 데이터 전송 기술인 ‘NVLink’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인터커넥트 프로토콜인 ‘유니파이드버스(UnifiedBus)’를 개발했다.
약 1,000제곱미터(테니스 코트 4개 면적)의 공간을 차지하는 이 시스템은 128개의 컴퓨팅 캐비닛과 32개의 통신 캐비닛을 화웨이만의 광학 기술로 연결해 데이터 전송 속도와 연산 능력을 극대화했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은 “개별 칩 단위로는 장비 제한 탓에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지만, 수천 개의 칩을 통합하는 클러스터 기술에서는 경쟁사를 능가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 SMIC N+3 공정 투입… 제재 비웃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이는 서방의 첨단 노광 장비 수입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중국이 독자적인 멀티 패터닝 기술 등을 고도화해 5~7나노미터급 이상의 양산 능력을 확보했음을 시사한다.
화웨이는 올해 ‘어센드 950 PR’과 ‘어센드 950 DT’ 등 차세대 AI 칩 라인업을 잇달아 출시하며 중국 내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하는 동시에, MWC를 발판 삼아 유럽과 중동 등 해외 잠재 고객사들에게 엔비디아의 확실한 대안임을 입증할 계획이다.
아틀라스 950 슈퍼포드는 2026년 4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엔비디아 젠슨 황 “화웨이는 매우 강력한 적”… 미·중 무역 전쟁의 새로운 국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역시 화웨이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 중 하나”로 꼽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한때 95%에 달했던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급감하는 사이, 화웨이가 그 공백을 빠르게 메우며 기술 격차를 좁혀왔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내 AI 칩 판매를 일부 다시 허용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화웨이는 중국 AI 컴퓨팅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이어 확고한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 한국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공급망 다변화와 ‘K-슈퍼컴퓨터’ 전략
화웨이의 AI 슈퍼컴퓨터 해외 진출은 반도체와 클라우드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 기업들에 중대한 전략적 고민을 안겨준다.
화웨이의 고성능 AI 칩 생산 확대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규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중국발 AI 인프라 수요에 어떻게 대응할지 정교한 통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질수록 한국산 범용 칩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어 초격차 기술 유지가 더욱 절실해졌다.
화웨이가 ‘유니파이드버스’를 통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듯, 한국도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넘어 국산 AI 반도체와 슈퍼컴퓨팅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독자적인 클러스터링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독점을 깨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반(反) 엔비디아 전선’에 한국형 솔루션이 포함될 수 있도록 기술 표준화에 힘써야 한다.
화웨이가 유럽 무대에 슈퍼컴퓨터를 선보인 것은 ‘데이터 주권’을 중시하는 국가들에게 엔비디아 외의 선택지를 제안한 것이다. 한국 역시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시장을 대상으로 보안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한국형 AI 데이터 센터 패키지 수출을 가속화하여, 미·중 갈등 사이에서 실리를 챙기는 ‘제3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