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청, 연장·공모 두 갈래 동시 추진…태풍·팬데믹·법정분쟁 3중고 딛고 버텼지만 수익성 벽에 막혀
한국인 방문객 여전히 2019년 대비 40% 미회복…면세점 공백 시 괌 관광 경제 타격 불가피
한국인 방문객 여전히 2019년 대비 40% 미회복…면세점 공백 시 괌 관광 경제 타격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팬데믹과 태풍이라는 연이은 재난, 10년 넘는 법정 분쟁을 버텨왔지만 관광 수요 회복 부진과 수익성 악화라는 벽에 막혀 철수 시나리오가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상황이다.
괌 국제공항청(GIAA)은 새 사업자를 공개 모집하면서도 롯데와의 추가 연장 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이중 전략을 가동했고, 괌 관광업계는 면세점 공백이 가져올 경제적 충격을 우려하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면세업계 전문 매체 무디다빗리포트(Moodie Davitt Report)는 6일(현지시각) GIAA가 특산 소매 상품 사업권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공식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공모와 협상, 두 개의 문을 동시에 두드리는 괌 공항청
마감은 오는 5월 29일 오후 4시(현지시각)이며, 응모 희망 업체는 수령 확인서를 GIAA에 먼저 제출해 등록을 마쳐야 한다.
그런데 공모발행과 동시에, 지난달 27일 GIAA 이사회는 롯데면세점과의 추가 연장 협상도 경영진에 승인했다. 공개경쟁 입찰과 수의계약 협상을 사실상 병행하는 이중 전략이다.
이 행보가 가능해진 데는 전임 사업자 DFS의 결단이 있었다. DFS는 2024년 오랜 법적 분쟁을 마무리하는 합의에서 '롯데 계약의 추가 연장 금지' 조항을 스스로 포기했다.
이로써 롯데는 최대 3년의 추가 연장 여지를 얻었다. 괌 포스트(Postguam)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분쟁 합의 당시 GIAA는 DFS 법률 비용 명목으로 최대 240만 달러(약 35억 원)를 부담하기로 했다.
현지 의원인 제시 루얀 상원의원은 "롯데는 대형 기업이고, 이미 철수 계획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계약 연장을 추진한다면 주지사실이 최대한 빨리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고 특별 회기를 소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롯데가 떠나면 공항 소매 공간이 통째로 빈다"며 지역 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
1억 5400만 달러 계약에서 수익성 위기까지…롯데 12년의 명암
롯데면세점이 괌 공항에 처음 진입한 2013년, 계약 조건은 화려했다. GIAA에 보장한 수익 1억 5400만 달러(약 2282억 원), 초기 2년간 직접 투자 2300만 달러(약 340억 원). 공항 측은 당시 "공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소매 계약"이라고 자평했다.
롯데는 2393㎡ 규모 매장에 패션·시계·주류·담배를 아우르는 면세 공간을 새롭게 단장하고, 구찌 부티크 조성에만 약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 계약은 시작부터 법정 다툼의 불씨를 품었다. 전임 사업자였던 DFS가 2014년 입찰 과정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10년 넘는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당시 합의된 연장 계약 조건을 보면, 롯데는 연간 고정 임차료 264만 달러(약 39억 원)를 선납하는 것 외에 탑승객 1인당 최소 4달러에서 최대 5달러의 추가 요금을 내야 했고, 연간 800만 달러(약 118억 원)의 최소 수익 보장 의무도 지고 있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2023년 태풍 마와르(Mawar)까지 강타하면서 막대한 손실이 쌓였고, 괌 주지사 루 레온 게레로가 특별 법안에 서명해 2023년 7월부터 2026년 7월까지 3년 연장이 간신히 이뤄졌다.
한국인 방문객 회복 40% 부족…롯데 수익성 한계의 구조적 원인
롯데면세점이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괌 관광시장 자체의 더딘 회복이 자리한다. 괌정부관광청 한국지사에 따르면, 괌의 최대 인바운드 시장은 한국으로 2019년 기준 전체 방문객의 절반 가까운 약 75만 3,000명이 한국에서 왔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태풍의 이중 타격 이후 2024년 기준 회복률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55~6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관광청 측이 공개 석상에서 밝혔다. 아직 40%의 회복이 더 필요한 셈이다.
아웃바운드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괌·사이판 등 달러 기반 여행지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며 "당분간 수요가 단거리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상황은 한국인 관광객의 괌행 발길을 더욱 무겁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관광 수요 부진이 롯데의 사업 지속 의지를 약화시킨 핵심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앞서 무디다빗리포트에 "괌 공항점의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만 밝혔다.
공식 입장을 유보하면서도 내부에서 철수 시나리오를 이미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현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GIAA 입장에서 롯데의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히 한 사업자를 잃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항 소매 수입 감소는 물론 여행객 쇼핑 경험의 공백으로 이어져 관광 인프라 전반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GIAA와 롯데면세점이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내놓을지, 무디다빗리포트는 양측에 공식 답변을 요청한 상태다. 새 사업자 공모 마감인 오는 5월 29일 전후로 괌 공항 면세점의 새 판도가 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