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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만 원 ‘휴머노이드 인턴’ 건설현장 투입… 한 달 행정업무 40시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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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만 원 ‘휴머노이드 인턴’ 건설현장 투입… 한 달 행정업무 40시간 줄였다

영국 틸버리 더글라스, 휴머노이드 ‘더글라스’ 실전 배치… 데이터 수집·360도 촬영 자동화 성공
건설업계 고질적 인력난 해소 분수령… ‘단순 반복’ 로봇이 맡고 인간은 ‘기술 정밀도’ 주력
영국의 대형 건설사 틸버리 더글라스(Tilbury Douglas)는 업계 최초로 실제 건설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더글라스(Douglas)’를 투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의 대형 건설사 틸버리 더글라스(Tilbury Douglas)는 업계 최초로 실제 건설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더글라스(Douglas)’를 투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글로벌 건설 시장이 인력 부족과 공정 관리의 비효율성이라는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전 현장에 등판시키며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DX)에 나섰다.

영국 건설 전문 매체 ‘컨스트럭션 뉴스(Construction News)’와 ‘에이아이 앤 로보틱스(AI and Robotics)’의 지난 23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대형 건설사인 틸버리 더글라스(Tilbury Douglas)는 업계 최초로 실제 건설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더글라스(Douglas)’를 투입해 10주간의 실증 실험을 마쳤다.

이번 시도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로봇이 인간의 행정업무를 대신해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세계 건설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데이터 수집부터 도면 대조까지… ‘더글라스’가 가져온 현장의 변화


중국 로봇 전문 기업 유니트리(Unitree)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더글라스’는 무게 30kg의 민첩한 신체 조건을 갖췄다.

이 로봇은 건설현장의 거친 지형을 스스로 탐색하며 계단을 오르내리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층간을 이동한다.

더글라스의 핵심 임무는 현장 관리자가 매일 수행하던 ‘사이트 워크(Site Walk)’의 자동화다. 첨단 라이다(LiDAR) 센서와 360도 카메라를 장착한 더글라스는 매일 정해진 좌표에서 고화질 영상을 촬영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존 설계 도면과 대조되며,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미세한 시공 결함을 자동으로 찾아낸다.

틸버리 더글라스 측은 "더글라스 도입으로 현장 관리팀이 매달 소비하던 약 40시간의 행정 역할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라며 "이는 한 사람의 일주일 치 노동력을 온전히 건축 본연의 기술적 업무에 재배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5만 달러의 가성비와 안전성… 숙련공 부족의 ‘대안’ 부상

업계에서는 더글라스의 가격 경쟁력에도 주목한다. 대당 약 1만 5000달러(한화 약 2218만 원) 수준으로 알려진 이 로봇은 초기 도입 비용 대비 업무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전 세계 건설업계가 겪고 있는 젊은 엔지니어와 프로젝트 관리자 부족 현상을 타개할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안전 관리 역량도 한층 강화됐다. 로봇은 고위험 지역의 데이터 수집을 대신 수행하며, 고성능 센서를 통해 낙하 위험 지점을 스스로 회피하도록 설계됐다.

틸버리 더글라스는 초기 지반 공사 단계부터 로봇을 배치해 중장비와의 충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고시인성 표식과 경고 비콘(Warning Beacon) 설치 등 안전 표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마크 버클(Mark Buckle) 틸버리 더글라스 기술 이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건설 산업은 현재 심각한 인력난과 자원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라며 "로봇 기술은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직원들이 가장 가치 있는 전문 분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고 강조했다.

휴머노이드, ‘화이트칼라’ 넘어 ‘블루칼라’ 현장의 표준 될까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건설현장의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 구축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수동으로 데이터를 입력했다면, 이제는 휴머노이드가 실시간으로 현장을 스캔해 디지털 가상 세계에 그대로 복제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로봇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테슬라의 옵티머스나 중국 유니트리의 G1 등 휴머노이드의 상용화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건축 현장처럼 비정형적인 환경에서 로봇이 안정적인 기동성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향후 제조, 물류를 넘어 가사 서비스 영역까지 휴머노이드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기술의 핵심은 ‘공존’에 있다. 틸버리 더글라스의 이번 실전 배치는 로봇이 단순 반복적인 ‘서류 작업’과 ‘감시 업무’를 전담하고, 인간은 창의적인 설계와 정밀한 시공 관리에 집중하는 새로운 건설업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앞으로 더글라스와 같은 ‘기계 인턴’이 대형 건설현장의 필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