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태양광 폐기물 폭탄' 직면한 中… 2030년 150만 톤 재활용 ‘정면 돌파’

글로벌이코노믹

'태양광 폐기물 폭탄' 직면한 中… 2030년 150만 톤 재활용 ‘정면 돌파’

2050년 전 세계 폐패널 8,800만 톤 전망… 매립보다 10배 비싼 재활용 비용이 걸림돌
중국 6개 부처 합동 계획 발표, 2027년 25만 톤 처리 목표… 글로벌 표준 선점 노려
2026년 1월 12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톈창의 호수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점검하는 작업자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1월 12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톈창의 호수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점검하는 작업자들. 사진=AFP/연합뉴스
전 세계 재생에너지 혁명을 주도하며 '세계의 발전소' 역할을 해온 중국이 이제 그 이면에 숨겨진 거대한 숙제인 '태양광 폐기물' 문제 해결에 나섰다.

전 세계 태양광 공급망의 90% 이상을 장악한 중국은 대규모 설비 도입 시기가 빨랐던 만큼, 수명이 다한 패널이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 물결' 역시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됐다.

8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Oilprice.com)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150만 톤의 태양광 패널을 재활용하겠다는 야심 찬 로드맵을 발표하며 환경 위기를 새로운 산업 기회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저렴해서 성공한 태양광, ‘저렴한 매립’이라는 부메랑으로


태양광 발전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신규 설비의 80%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했다. 그러나 이 붐의 이면에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기다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무려 8,800만 톤의 태양광 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태양광 패널 재활용은 '손해 보는 장사'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패널 한 장을 매립지에 버리는 비용은 1~2달러에 불과하지만, 이를 재활용하는 데는 20~30달러가 소요된다. 약 10배가 넘는 비용 격차 때문에 대부분의 폐패널은 자원 회수 없이 매립지로 향하고 있다.

유틸리티급 패널의 수명은 약 22년이지만, 신흥국 등에서 사용되는 저가형 패널은 불과 4~5년 만에 고장이 나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아 쓰레기 발생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 중국의 대담한 승부수… “2030년까지 150만 톤 재활용”


중국 6개 정부 부처는 최근 합동 공지를 통해 단계별 태양광 폐기물 처리 계획을 공개했다.

2027년까지 25만 톤, 2030년까지 150만 톤의 패널을 재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태양광 제조업체들이 신제품 생산 시 재활용 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병행한다. 이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앞서 대규모 재활용 시장을 형성하고 기술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글로벌 시범 사업으로서의 의미와 기술적 과제


MIT 기후 포털은 태양광 재활용 문제를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정의하며, 중국의 이번 행보가 전 세계적인 청정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폐기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드문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는 세 가지다. 첫째, 재활용이 용이한 새로운 패널 설계, 둘째,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추출 기술, 셋째,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강력한 정책적 뒷받침이다. 중국이 이 대규모 시범 사업에서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한다면, 전 세계는 중국으로부터 재활용 기술과 정책 노하우를 배우게 될 전망이다.

◇ 한국 태양광 산업과 환경 정책에 주는 시사점


한국도 태양광 보급 확대에 따른 폐패널 처리 문제가 가시화되고 있어 중국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한국은 2023년부터 태양광 패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시행 중이다. 중국의 대규모 처리 시설 운영 데이터를 참고하여 국내 실정에 맞는 고효율 재활용 공정을 고도화해야 할 것이다.

폐패널에는 은, 구리, 실리콘 등 고가치 광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은 핵심 광물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다.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 사용을 제한하고 분해가 쉬운 설계를 유도하는 등 '순환 경제' 관점에서의 태양광 산업 표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