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비축유 카드 냈지만, 하루 500만 배럴 ‘공공 공백’ 우려가 시장 장악
이란 해상기뢰 살포에 미군 격침 대응…호르무즈 봉쇄 시 유가 '100달러 재진입' 초읽기
정부, 비축유 1억 2000만 배럴 방출 대기·정유업계 도입선 다변화로 '에너지 셧다운' 방어
이란 해상기뢰 살포에 미군 격침 대응…호르무즈 봉쇄 시 유가 '100달러 재진입' 초읽기
정부, 비축유 1억 2000만 배럴 방출 대기·정유업계 도입선 다변화로 '에너지 셧다운' 방어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유가 급등은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이란과 미군의 무력 충돌이라는 '물리적 봉쇄 위협'이 정부의 '서류상 공급책'을 압도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를 보면 시장은 이제 비축유의 양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가능 여부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이미지 확대보기데이터로 본 호르무즈 리스크: '400만 vs 1600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산유국들이 파이프라인을 풀가동하고 IEA가 창고를 열어도, 하루 500만 배럴에 달하는 공급 부족은 피할 수 없다"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수치는 전 세계 하루 소비량(약 1억 500만 배럴)의 약 5%에 육박하는 막대한 규모다.
기뢰에 막힌 물길…'보이지 않는 위협'이 프리미엄 키웠다
실질적인 유가 폭등의 도화선은 호르무즈 해협에 뿌려진 '해상기뢰'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주요 항로에 기뢰 10여 개를 살포했으며, 이에 대응해 미 중부사령부가 이란 기뢰 부설함 16척을 격침하는 등 전면전 직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기뢰는 단순히 배를 침몰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제거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항로 전체를 마비시킨다는 점에서 시장의 공포를 극대화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기뢰 제거에는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주가 소요된다"라며 "보험료 급등과 운항 중단이 겹치며 원유 수송망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불확실성 탓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4.7% 오른 83.16달러(약 12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엑손모빌(2.33%↑)과 셰브론(2.95%↑) 등 에너지 대장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정부·업계 '에너지 안보' 비상…도입선 다변화 총력전
국내 상황도 긴박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긴급 에너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유사시 정부 비축유 1억 2000만 배럴을 즉각 방출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확인했다.
정유업계는 '중동 리스크' 상시화에 대비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은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미국산 셰일오일과 카자흐스탄 원유 비중을 높이는 등 '탈(脫) 중동' 노선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약 30일분 이상의 상업 재고를 확보해 단기적 타격은 막을 수 있다"라면서도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수입 단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물가 압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 유가는 수급의 논리를 떠나 '지정학적 도박'의 영역에 들어섰다. 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미군과 이란의 교전 수위가 전면전으로 치닫느냐, 혹은 소강상태로 접어드느냐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약 14만 7900원)를 돌파할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시장의 향방은 이제 IEA의 비축유 잔량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행권'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 정부와 기업은 단순한 수급 관리를 넘어, 에너지 안보 차원의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