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B1 멤버 9명, 한 명씩 무대 퇴장하는 '잔인한 피날레'에 팬덤 분노 폭발
워너원·JBJ 이어 제로베이스원까지…Mnet의 고질적 '이별 공식', K팝 업계 윤리 도마 위에
워너원·JBJ 이어 제로베이스원까지…Mnet의 고질적 '이별 공식', K팝 업계 윤리 도마 위에
이미지 확대보기인도네시아 뉴스 전문 매체 네트랄뉴스(Netralnews)는 16일(현지시각) 이 사안을 집중 보도했다. 이 보도를 기점으로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와 팬덤 플랫폼에서 관련 비판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산업 전반의 관행 문제로 불이 번지고 있다.
"한 명씩 사라지는 무대"…팬들이 목격한 장면
지난 3월 중순, ZB1은 9인 완전체로서 마지막 공식 무대를 밟았다. CJ ENM이 설계한 이 고별 콘서트의 피날레는 다음과 같이 전개됐다. 멤버들이 작별 인사를 마친 뒤 한 명씩 무대 밖으로 걸어 나가고, 남아 있는 멤버들은 조명 아래 홀로 서 있다가 마지막 한 명마저 퇴장하는 구성이었다.
현장을 지켜보던 팬들은 오열했다. 그러나 충격이 가라앉은 직후, 감정은 슬픔에서 분노로 전환됐다. "왜 굳이 멤버들을 하나씩 떼어내며 고통을 극대화하느냐", "이별이 아니라 고문에 가까운 연출"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ZB1이 향후 5인 체제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임에도, 마치 영구적 결별인 양 비극적 서사를 조장한 방식이 "과도한 감정 마케팅"이라는 반발을 증폭시켰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관객의 눈물을 이끌어내는 기술적 장치, 즉 카메라 앵글·조명 설계·연출 순서 등은 모두 사전에 철저히 계산된 결과물"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박건욱·성한빈 등 멤버들이 서로를 부여잡고 오열하는 장면이 생중계 화면에 클로즈업된 것도, 팬들 사이에서 "의도된 눈물 채집"이라는 시각을 굳히는 근거로 작용했다.
워너원·JBJ·소년24…Mnet이 반복해온 '해체 공식'
이번 논란을 ZB1 한 그룹의 일회성 문제로 국한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Mnet 오디션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들이 해체 과정에서 유사한 연출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먼저 워너원(Wanna One)의 경우다. 2019년 해체 콘서트 당시 멤버들이 번호 순서에 따라 무대를 떠났다. 팬들은 이 장면을 "트라우마로 남은 피날레"라 부른다.
다음은 JBJ다. 멤버들이 한 명씩 무대에서 사라지는 시각 장치를 활용해 '가학적 연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대중문화 평론가들은 "Mnet의 오디션 포맷은 그룹의 결성부터 해체까지 모든 순간을 콘텐츠화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고 분석한다. "이별의 극적 연출은 음원·굿즈·영상 스트리밍 수익과 직결되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업계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상업적으로 공식화된 슬픔"…K팝 윤리의 새 좌표가 필요하다
프로젝트 그룹의 비즈니스 모델은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시작부터 종료 시점이 계약으로 명시된 만큼, 해체 시점의 화제성 극대화가 사업적 생존과 직결된다. 기획사 입장에서 마지막 무대는 콘텐츠 소비를 폭발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마지막 세일즈 포인트'인 셈이다.
그러나 시장 논리가 인간의 감정을 무기화하는 지점에서 비판이 발화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팬들은 아티스트의 감정적 여정을 함께 걸어온 공동체"라며 "그 감정을 콘텐츠 소비의 수단으로 역이용하면 단기 수익은 거둘 수 있어도 브랜드 자산과 팬덤의 신뢰는 장기적으로 손상된다"고 경고했다.
K팝 산업의 윤리 기준선이 어디에 설정되느냐는 질문이 더는 학문적 논의로만 남아 있을 수 없게 됐다. CJ ENM을 포함한 대형 미디어 기업들이 향후 프로젝트 그룹의 활동 종료 과정에서 '성숙한 마무리'를 선택할지, 아니면 '극대화된 눈물'을 또다시 소환할지, 그 선택이 K팝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