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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강국' 中, 위안화 3년 만에 최고치… 인민은행은 ‘고환율’ 저지선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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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강국' 中, 위안화 3년 만에 최고치… 인민은행은 ‘고환율’ 저지선 구축

무역 흑자 1조 달러 시대 개막… 동남아·유럽 시장 장악하며 위안화 가치 급등
에너지 안보 강점으로 ‘이란 전쟁’ 파고 극복… 당국은 수출 경쟁력 저하 우려해 개입
중국의 막대한 무역 흑자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확대되었고, 대신 동남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막대한 무역 흑자는 미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확대되었고, 대신 동남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의 관세 전쟁 속에서도 중국의 수출이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중국 위안화 가치가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특히 이란 전쟁 여파로 인근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석유 의존도가 낮은 중국의 경제 구조가 위안화의 ‘안전 자산’ 성격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현지시각) 도쿄 외환시장과 주요 경제지 보도에 따르면, 위안화는 달러당 6.8위안대를 유지하며 2023년 4월 이후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 무역 흑자 1.18조 달러 돌파… “미국 없어도 잘 나간다”


중국 위안화 강세의 일등 공신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무역 흑자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으로 대미 수출은 20% 감소했으나, 중국은 시장 다변화를 통해 이를 정면 돌파했다.

자동차와 태양광 제품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는 동남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휩쓸었다. 2025년 중국의 무역 흑자는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다이와 연구소의 사이토 나오토 소장은 "중국은 국내에서 소화되지 않는 물량을 저렴한 가격에 해외로 밀어내며 강력한 가격 우위를 점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2월 은행에서 위안화로 환전된 외화는 3,170억 달러로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아시아 주요 통화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위안화는 상대적으로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며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ING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원유 및 액체 석유 비존도는 약 20%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과 한국(약 40%)의 절반 수준이다.

전쟁 발발 이후 일본 엔화는 2%, 한국 원화는 4% 가치가 하락한 반면, 위안화는 하락 폭이 1% 미만에 그쳤다. 에너지 쇼크에 강한 경제 구조가 위안화를 동아시아 내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든 셈이다.

◇ 인민은행의 딜레마: “위안화 강세, 달갑지 않다”


위안화 가치가 오를수록 중국 정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위안화 강세가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켜 자칫 정체된 내수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작년 12월 이후 거래일의 90% 이상에서 위안화 가치를 실제 시장 가격보다 낮게(약세 방향으로) 설정하며 가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판공성 인민은행 총재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은 2026년 실질 경제성장률 목표를 4.5%~5.0% 사이로 낮췄다. 부동산 침체와 디플레이션 압박이 여전한 상황에서 수출마저 꺾일 경우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골드만삭스는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경우 위안화가 1년 내 달러당 6.7위안까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 한국 외환 시장에 주는 시사점


위안화의 독주와 원화의 상대적 약세는 한국 수출 기업들에게 기회이자 위협으로 다가온다.

위안화가 강세임에도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가 계속되고 있어, 동남아 및 유럽 시장에서 우리 제품과의 수출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과거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화(Coupling)되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 에너지 공급망 리스크에 따라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 외환 당국은 원화의 독자적인 방어 기전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석유 의존도를 낮춘 중국이 환율 방어에서 이득을 보는 사례를 본받아, 우리도 원전 및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한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 통화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