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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에리언 “이란戰 여파로 걸프 자금 흐름 변화…글로벌 금융시장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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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에리언 “이란戰 여파로 걸프 자금 흐름 변화…글로벌 금융시장 영향”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 사진=로이터

중동 전쟁이 에너지 공급을 넘어 글로벌 자본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걸프 국가들의 해외 투자 여력이 단기적으로 줄어들 경우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 파급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세계적인 금융시장 전문가인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칼럼에서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깊게 걸프 지역 자본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중동 전쟁의 경제적 영향과 관련해 에너지 생산과 수송 정상화 시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국제 자본시장과의 관계 변화 역시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 걸프협력회의, 글로벌 투자 핵심 축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는 수십 년에 걸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핵심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

이들 국가는 단순한 에너지 공급국을 넘어 글로벌 유동성 공급의 중요한 축으로 기능해왔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생명과학, 로봇 등 첨단 산업 투자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엘에리언 고문은 “최근 몇 년간 걸프 지역 국부펀드와 연기금, 민간 자산운용 조직에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글로벌 자금 배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GCC 국가들은 최근 4년간 8000억 달러(약 1경1840조 원)에 달하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막대한 자금을 축적해왔다.

◇ 전쟁 여파로 해외 투자 축소 가능성


다만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재정 지출이 늘어날 경우, 이들 국가의 해외 투자 여력이 단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엘에리언 고문은 “전쟁 이후 국내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 해외로 향하던 자본 흐름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글로벌 금리와 자금 배분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걸프 국가들은 전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재정 지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고, 이 과정에서 해외 투자보다 국내 투자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글로벌 금융시장, 추가 부담 직면


이같은 변화는 이미 부담이 커진 글로벌 금융시장에 추가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재정적자 확대와 만기 도래 채무 재조달 수요로 채권 발행이 늘고 있고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엘에리언 고문은 “이런 환경에서는 차입 비용이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쟁이 길어질수록 성장과 고용, 금융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공지능 투자 과열과 일부 민간신용 시장, 일부 국가의 재정 건전성 문제 등 기존 금융 취약성이 확대될 위험도 함께 언급했다.

◇ “장기 경쟁력 유지…단기 충격은 불가피”


다만 걸프 국가들의 장기적인 경제 기반은 유지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엘에리언 고문은 “걸프 국가들은 수십 년 동안 높은 적응력과 장기 전략을 보여왔다”며 “에너지 수출과 물류, 관광 중심지로서의 위상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자본 흐름 변화는 글로벌 경제 영향을 분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과 차입 비용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