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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모방’ 끝낸 中 AI, 이제 ‘돈 되는’ 산업 현장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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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모방’ 끝낸 中 AI, 이제 ‘돈 되는’ 산업 현장 파고든다

알리바바·링크봇 등 현지 기업, 단순 챗봇 넘어 ‘수익화’ 가능한 전문 모델로 체질 개선
美 메타, 中 인력 흡수하며 기술 확보전… 트럼프-시진핑 5월 ‘베이징 담판’ 주목
한국 반도체·로봇 업계, 中의 ‘산업 특화 AI’ 속도전에 따른 공급망 변화 예의주시
중국 상하이 세계AI컨퍼런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상하이 세계AI컨퍼런스.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인공지능(AI) 굴기가 단순한 기술 추격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실용주의 제2막'에 들어섰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중국의 AI 레이스가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보도를 통해, 알리바바와 링크봇 등 현지 주요 기업들이 범용 모델을 넘어 산업별 특화 모델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오픈AI의 챗GPT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던 초기 단계를 지나, 무역·법률·제조 등 전문 영역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적 전환으로 풀이된다.

“범용 LLM으론 부족하다”... 알리바바, 미국과 손잡고 ‘무역 AI’ 승부수


세계 최대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은 AI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궈장(Kuo Zhang) 알리바바닷컴 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별로 상이한 법률, 금융, 인적 자원(HR)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춘 미국 AI 모델들과의 파트너십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최근 자사 소싱 플랫폼 '아치오(Accio)'에 AI 에이전트 기능을 통합한 '아치오 워크(Accio Work)'를 선보였다. 이 도구는 단순 검색을 넘어 통관 서류를 자동 처리하고, 실시간 관세율을 반영해 기업의 예상 수익률을 산출한다.

궈 사장은 "현재 1000만 명 수준인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내년 이맘때까지 수천만 명으로 늘릴 것"이라며 공격적인 확장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AI가 관념적 기술을 넘어 대외 무역의 실질적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도구'로 진화했음을 입증한다.

특허로 무장한 바이오 식물부터 ‘아이폰 가격’ 로봇 손까지


중국 AI 생태계의 전문화는 하드웨어와 바이오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국가 주도 기술 박람회 ‘중관춘 포럼’에서는 독창적인 전문 기술들이 대거 공개됐다.

스타트업 ‘매직펜 바이오(MagicPen Bio)’는 AI 기반 유전자 결합 기술로 밤에 스스로 빛을 내는 조경 식물을 개발했다. 리런한(Li Renhan) 대표는 "식물 자체를 수출하는 대신 우리가 보유한 20여 개의 관련 특허를 판매하는 ‘기술 무역’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미국과 중동 시장 진출을 통해 약 2억 위안(한화 약 442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로봇 산업 역시 '전문 데이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형 로봇(휴머노이드) 전문 기업 '링크봇(LinkerBot)'은 인간의 섬세한 손기술 데이터를 수집하는 전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저우융(Alex Zhou Yong) 링크봇 최고경영자(CEO)는 "3년 내에 인간의 모든 기본 손동작을 로봇 데이터로 매핑하겠다"며 "로봇이 스스로 로봇을 조립하는 공정을 완성해 로봇 가격을 아이폰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파격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국내 산업계 영향과 전망: ‘특수 지능’ 선점 경쟁 가열


중국의 이러한 변화는 한국 산업계에도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 현장의 미세한 변수와 전문 지식을 학습한 '버티컬 AI(Vertical AI)' 분야에서 중국이 탄탄한 제조 공급망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독점할 경우, 국내 로봇 및 스마트 팩토리 관련 기업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메타(Meta)는 최근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중국 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 인력을 대거 흡수하며 기술 확보에 나섰다.

한편,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 14~15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회담은 이란 전쟁 여파로 연기된 끝에 성사된 것으로, 양국의 AI 기술 패권 경쟁과 반도체 수출 규제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AI 전략은 ‘미국 따라잡기’에서 ‘독자적 수익 모델 구축’으로 명확히 선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풍부한 실무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산업군에서 ‘특수 지능’을 선점할 경우, 글로벌 기술 표준 전쟁의 양상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