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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달 착륙 2030년 목표…미국과 우주 패권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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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달 착륙 2030년 목표…미국과 우주 패권 충돌

달 착륙선·원자력 기지까지 개발 완료 단계, 한국은 2029년 첫 궤도선 도전
2035년 달 기지·2045년 화성 전진기지…중국 장기 로드맵 전모
창어 5호 탐지기의 달 표면 작업 장면 설명도.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창어 5호 탐지기의 달 표면 작업 장면 설명도.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반세기 만에 유인 달 탐사를 재개하며 2028년 달 남극 착륙을 선언한 가운데, 중국도 2030년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달 착륙선·대형 발사체·원자력 기지 건설 계획까지 전방위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양국의 충돌 시점이 불과 2~4년 앞으로 좁혀지면서 달 남극이 21세기 지정학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부상했다. 이 경쟁은 2029년 달 통신 궤도선 발사를 앞둔 한국에도 협력 노선 선택이라는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시각) 중국이 2030년 유인 달 착륙을 위해 핵심 장비 개발과 시험을 급속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 착륙선부터 원자력 발전까지…중국의 '풀패키지' 개발


중국 유인우주국에 따르면 달 착륙선 '란웨(嫦娥·달을 품다)'는 지난해 8월 허베이성에 조성된 달 모사 시험장에서 상승·하강 시스템의 종합 검증을 마쳤다. 시험장 바닥에는 달 토양의 빛 반사율을 재현하는 특수 코팅이 깔렸고, 실제 크기의 암석과 분화구가 배치됐다.

란웨의 설계 개념은 착륙 그 자체를 넘어선다. 달 궤도와 표면을 잇는 수송 수단이면서, 착륙 이후에는 생활 공간·전력 공급원·데이터 처리 중심지로 변신하도록 설계됐다.

유인 우주선 '멍저우(夢舟)'를 달 궤도까지 밀어 올릴 대형 발사체 '창정(長征) 10호', 달 전용 우주복, 유인 탐사 로버, 원격탐사 위성, 지구-달 통신 지상 시스템까지, 중국이 병렬로 개발 중인 장비 목록은 사실상 완전한 '달 원정대 패키지'다.

이 프로젝트의 토대는 로봇 탐사선들이 수년간 깔아왔다. 지난해 6월 창어 6호는 달 뒷면 남극-에이트켄 분지에서 토양 시료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달 앞면과 뒷면 모두에서 표토를 확보한 나라는 현재 지구상에서 중국이 유일하다.

2030년 이전에는 창어 7호와 8호를 추가로 투입해 우주인을 보내려는 달 남극 지역의 지질과 환경 정보를 한층 정밀하게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 달 탐사 프로그램 수석 설계자 우웨이런(吳偉仁)은 2030년 유인 착륙에 성공하면 2035년까지 '기본형' 국제달연구기지(ILRS)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지에는 원자력 발전 시스템이 전력원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우 설계자는 2024년 강연에서 2045년까지 달 궤도 정거장을 허브로 확장하고, 이를 화성 유인 착륙을 위한 기술 검증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장기 구상도 공개했다.

미국 2028년·중국 2030년…한국의 2029년 첫 도전


미국은 이날(현지시각 2일) 아르테미스 계획 아래 우주인 4명을 달 궤도로 보내는 비행에 착수했다. 2028년 달 남극 유인 착륙이 목표다. 아폴로 17호가 달을 떠난 1972년 이후 56년 만의 귀환이다. 양국의 일정이 2028~2030년으로 수렴하면서 달 남극이 지정학적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이 경쟁은 한국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우주항공청(청장 윤영빈)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6년 우주항공청 업무계획'에서 누리호와 궤도수송선을 활용해 달 통신 궤도선을 2029년에 발사하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재사용 발사체 개발 착수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2025년 민간 주도 누리호 4차 발사까지 성공하면서 한국은 1톤 이상의 탑재체를 지구 저궤도에 자력으로 보낼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로 올라섰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 수준이 달 통신 궤도선 발사의 현실적인 출발선은 될 수 있지만, 미·중이 정조준한 달 남극 유인 탐사와는 여전히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2032년까지 메탄 기반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5년까지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한 로드맵을 운용 중이다. 미·중이 2028~2030년 달 남극에 발자국을 남기려는 시점에, 한국의 달 착륙 목표는 2035년이다. 약 5~7년의 시차다.

우주항공 업계 안팎에서는 이 시차를 '추격자의 숙명'으로 보는 시각과 '틈새 협력의 기회'로 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한국이 아르테미스 협력국으로 등록돼 있는 만큼, 미국의 달 인프라에 부품·위성·통신 기술을 공급하는 역할로 우주경제에 편입하는 경로가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중국·러시아 주도의 ILRS 체제와 미국 주도의 아르테미스 체제 사이에서 어느 쪽과 협력하느냐는 기술 문제가 아닌 외교·안보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달 레이스의 2막이 막을 올렸다. 1960년대 냉전이 소련의 스푸트니크 충격으로 시작됐다면, 2020년대의 경쟁은 중국의 달 뒷면 착륙과 토양 회수로 시동이 걸렸다.

한국이 이 구도에서 방관자로 남을지, 아르테미스의 기술 협력국으로 자리할지, 아니면 독자 노선을 걷는 제3의 참전자로 나설지는 오는 2029년 달 통신 궤도선 발사 성패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