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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텔란티스에 ‘최후통첩’… 中 립모터 조립 거부와 보조금 회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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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텔란티스에 ‘최후통첩’… 中 립모터 조립 거부와 보조금 회수 예고

멜라니 졸리 장관 “키트 조립은 제조업 아냐”… 노동·부품·소프트웨어 ‘3대 불가 조건’ 제시
스텔란티스, 브램튼 공장 재정비 중단에 보조금 5.3억 달러 반환 위기… 북미 공급망 보호 강화
캐나다 정부가 글로벌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Stellantis)를 향해 전례 없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정부가 글로벌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Stellantis)를 향해 전례 없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
캐나다 정부가 글로벌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Stellantis)를 향해 전례 없는 강경 대응에 나섰다. 스텔란티스가 지원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 립모터(Leapmotor)의 반조립(SKD) 부품을 수입해 온타리오주 브램튼 공장에서 단순 조립하려는 계획에 제동을 건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이를 ‘진정한 제조업’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이미 지급된 거액의 보조금을 전액 회수하겠다고 선언했다.

4일(현지시간)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릭 비히클즈에 따르면,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밴쿠버 연설을 통해 스텔란티스의 생산 재개를 위한 엄격한 ‘3대 조건’을 발표했다.

◇ “부품 조립은 불허”… 졸리 장관이 내건 3가지 철칙


졸리 장관은 립모터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블룸버그 등이 보도한 스텔란티스의 립모터 키트 조립 모델을 사실상 배제하는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새로운 생산 체계는 기존 협약보다 높은 수준의 노동 기준을 보장해야 하며, 약 3,000명의 휴직 상태인 유니포(Unifor) 소속 근로자들의 복귀를 담보해야 한다.

단순 키트 조립이 아닌, 매그나(Magna), 리나마르(Linamar) 등 캐나다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졸리 장관은 "20만 명의 노동자가 종사하는 부품 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차량 소프트웨어가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는 북미 시장에서 운행되는 차량에 중국산 소프트웨어가 탑재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5억 2,900만 달러 보조금 환수 위기… 스텔란티스와의 갈등 심화


캐나다 연방 정부는 스텔란티스가 브램튼 공장의 생산 종료를 결정한 것에 대해 "전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당초 지프 컴퍼스(Jeep Compass) 전기차 생산을 위한 공장 재정비 조건으로 최대 5억 2,900만 달러(약 7,440억 원)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스텔란티스가 지난해 2월 재정비 작업을 중단하자, 정부는 "생산을 재개하지 않으면 돈을 돌려받겠다"며 채무불이행 통지를 제출했다.

대변인 루앤 고슬린은 "브램튼의 향후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평가 중"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으나, 구체적인 립모터 협상 내용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캐나다 정부는 스텔란티스에 대한 무관세 수입 감면 할당량을 50% 삭감하는 등 실질적인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하 합의와 ‘제조업 고수’ 사이의 줄타기


이번 분쟁은 캐나다가 최근 중국과 체결한 복잡한 무역 관계 속에서 발생했다.

캐나다는 지난 1월 카놀라 수출 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중국산 전기차 4만 9,000대에 대한 관세를 100%에서 6.1%로 파격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졸리 장관은 완제품 수입 할당량은 지키겠지만, 캐나다 본토 내 공장에서는 단순 조립이 아닌 ‘완전한 제조’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BYD나 지리(Geely) 등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수입 할당제와, 캐나다 노동자와 부품사를 보호해야 하는 국내 제조 정책을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캐나다의 이번 조치는 북미 시장 내 ‘메이드 인 캐나다(또는 북미)’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부품사들은 현지 공급망 참여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차량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CUSMA 준수 요구는 향후 중국산 커넥티드카 기술에 대한 강력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자율주행 및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기업들에게는 기술적 우위를 점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정부 보조금을 받는 해외 투자 시, 생산 계획 변경이 가져올 법적·재무적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캐나다 사례처럼 생산 기지 이전이나 계획 취소는 막대한 위약금과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수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