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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전기차 시대에도 ‘손맛’ 지킨다… 신개념 수동 변속기 특허 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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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전기차 시대에도 ‘손맛’ 지킨다… 신개념 수동 변속기 특허 출원

자동의 편리함과 수동의 몰입감 결합한 변속 시스템 공개… 코닉세그 CC850 방식과 차별화
엄격해지는 배출가스 규제와 감성 품질 사이의 해법… “포르쉐 팬들의 열망 부응”
포르쉐는 최근 자동 변속기의 효율성과 수동 변속기의 직접적인 제어감을 하나로 통합한 혁신적인 변속 시스템 특허를 공개하며 전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포르쉐이미지 확대보기
포르쉐는 최근 자동 변속기의 효율성과 수동 변속기의 직접적인 제어감을 하나로 통합한 혁신적인 변속 시스템 특허를 공개하며 전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포르쉐
자동 변속기와 전기화가 자동차 산업의 주류가 된 시대에도 포르쉐(Porsche)는 운전의 즐거움을 상징하는 ‘수동 변속기’를 포기하지 않을 기세다.

포르쉐는 최근 자동 변속기의 효율성과 수동 변속기의 직접적인 제어감을 하나로 통합한 혁신적인 변속 시스템 특허를 공개하며 전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5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 매체 슈퍼카 블론디(Supercar Blondie)에 따르면, 포르쉐가 출원한 이 기술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가리지 않고 미래 스포츠카의 핵심 사양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 ‘듀얼 모드’ 변속기의 탄생… 도심에선 자동, 와인딩에선 수동


포르쉐가 2024년 8월 제출해 최근 공개된 이 특허의 핵심은 하나의 변속 레버로 두 가지 전혀 다른 운전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다.

일상적인 주행이나 교통 체증이 심한 구간에서는 일반적인 자동 변속기처럼 작동한다. 운전자가 레버를 드라이브(D) 위치에 두면 차량 시스템이 최적의 변속 시점을 스스로 판단해 부드러운 주행을 돕는다.

운전자가 재미를 느끼고 싶은 순간, 변속기를 수동 영역으로 전환하면 전통적인 수동 변속기처럼 특정 기어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별도의 클러치 페달 없이도 기어를 직접 넣는 ‘손맛’을 물리적으로 재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하이퍼카 브랜드 코닉세그(Koenigsegg)의 CC850 모델에 적용된 시스템과 유사해 보이지만, 포르쉐는 자동 조작 영역과 수동 변속 영역을 물리적으로 분리하여 조작의 직관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 규제는 지키고 감성은 살리는 ‘기술적 돌파구’


포르쉐가 이토록 복잡한 시스템을 고안한 배경에는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와 연비 효율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인 수동 변속기는 운전자의 숙련도에 따라 연비와 배출가스 편차가 커서 제조사가 전자적으로 제어하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포르쉐의 새로운 시스템은 물리적인 변속 느낌은 전달하되, 실제 기어 맞물림이나 동력 전달은 전자적으로 정교하게 제어한다. 이를 통해 수동 운전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환경 규제와 연비 기준을 완벽히 충족할 수 있다.

포르쉐 911 카레라 T나 GT3 모델에서 수동 옵션의 인기가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에서, 이 특허는 포르쉐가 전동화 전환기에도 핵심 고객층을 놓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 상용화의 관건… 미래 스포츠카의 표준 될까?


물론 특허 출원이 반드시 양산차 적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포르쉐가 이 기술을 실제 제품에 녹여낼 경우, 멸종 위기에 처한 수동 변속기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어비 개념이 희박한 전기차에서도 가상 기어 변속과 사운드 피드백을 결합한다면, 포르쉐의 전기 스포츠카는 라이벌들과 차별화되는 강력한 ‘운전 몰입감’을 확보하게 된다.

성능 수치보다 ‘운전자와 자동차의 연결’을 중시하는 포르쉐의 철학이 기술적으로 구현된 사례라는 평가다.

◇ 한국 자동차 시장에 주는 시사점


현대차 아이오닉 5 N이 가상 변속 시스템(e-Shift)으로 호평받은 것처럼, 포르쉐의 물리적 수동 변속 특허는 고성능 EV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감성 기술’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직접 운전하는 즐거움’에 대한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수동 감성을 살린 특수 모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단순한 하드웨어의 결합을 넘어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의 감각을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이 향후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술적 격차를 만드는 척도가 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