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중고차 값 3년 만 최고치… "유지비 싼 전기차로 눈 돌리는 소비자들"
리스 반납 물량 쏟아지는 하반기, 중고 전기차 '가성비' 정점 찍을 듯
리스 반납 물량 쏟아지는 하반기, 중고 전기차 '가성비' 정점 찍을 듯
이미지 확대보기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맨하임 중고차 가치지수(Manheim Used Vehicle Value Index)는 215.3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 오른 수준으로,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40%가량 높은 가격대다.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감가 폭이 컸던 중고 전기차가 합리적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유지비 절감이 만든 ‘테슬라 열풍’
유가 상승은 검색 행태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카스닷컴(Cars.com)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중고 전기차 검색량은 2월 말보다 26% 급증했다. 같은 기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7%, 일반 하이브리드는 4% 증가에 그쳐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유지할 경우, 전기요금 체계에 따라 연간 1000~2000달러(약 147만~294만 원)를 아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로 인해 중고 전기차는 1~2년 내 휘발유차와의 가격 차이를 대부분 회수할 수 있다.
중고차 시장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 3는 신차 대비 가격 매력이 강화되며 검색 상위권을 독점하고 있다.
신차 주춤, 중고차 활황
미국 내 올해 1분기 신규 전기차 판매량은 약 21만 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반면 중고 전기차 판매량은 9만 3500대를 기록하며 전년(8만 4000대 미만)을 뛰어넘었다.
제레미 롭(Jeremy Robb) 콕스 오토모티브 수석경제학자는 “휘발유 가격이 임계점인 4달러를 넘어서며 딜러들이 전기차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중고 전기차 세액공제(최대 4000달러)도 소비자 신뢰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리스 차량 반납 물량, 하반기 ‘가격 조정’ 촉발할 듯
미국 중고 전기차 시장은 하반기에 또 한 번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2023년 연방정부가 시행한 7500달러(약 1100만 원) 규모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혜택이 리스 차량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당시 리스로 판매된 2023년형 전기차들의 계약 만료가 올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하면서, 테슬라·쉐보레 볼트 등 인기 차종 약 20만 대 이상이 중고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인다. 공급이 급증하면 중고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고차 가격 상승이 당분간 부담을 주겠지만, 하반기 대량 반납 물량으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시장 변화는 △맨하임 지수의 하향 안정화 △지역별 충전 인프라 접근성 △배터리 잔여 보증기간 등 변수에 달려 있다.
고유가 시대, ‘이동 비용의 최적화’가 기준이 됐다
미국 중고 전기차 시장의 전환은 단순한 가격 반응을 넘어 고유가 시대 소비자들의 가치 기준 변화를 보여준다. 차량은 이제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 비용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경제 재화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 같은 선택이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시장의 새 지형도를 그리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