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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교량 붕괴 배상 5180억 합의… 7조원대 소송전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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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교량 붕괴 배상 5180억 합의… 7조원대 소송전 신호탄

보험사 ACE, 선주 측과 3억 5000만 달러 합의… 법정 보상 한도 전액
175년 전 '책임제한법' 방패 삼은 선주사 vs 50억 달러 청구한 피해자들
현대중공업 "선박 결함 아닌 운영 과실" 정조준… 6월 민사 재판 분수령
지난 2024년 3월 선박과 충돌해 붕괴한 볼티모어항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4년 3월 선박과 충돌해 붕괴한 볼티모어항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사진=연합뉴스
미국 볼티모어 교량 붕괴 사고를 일으킨 선박의 선주 측이 교량 보험사에 3억 5000만 달러(약 5180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며 천문학적인 배상 절차의 막을 올렸다.

이번 합의는 사고 발생 2년 만에 도출된 것으로, 향후 이어질 50억 달러 규모의 민사 소송과 선박 제조사인 한국기업을 둘러싼 책임 공방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

해운 전문 매체 아이마린(iMarine)은 8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교량 보험사인 ACE 아메리칸 보험이 선주인 그레이스 오션 및 운항사 시너지 머린과 법정 보상 한도 전액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보험금 3억 5000만 달러 합의… 전체 피해액 10분의 1 수준
이번 합의금 3억 5000만 달러는 교량 보험 정책상 설정된 최대 책임 한도액과 일치한다. 메릴랜드주 정부는 사고 직후 보험사로부터 이 금액을 우선 지급받았으며, 이번 합의는 보험사가 사고 책임자로부터 해당 보상금을 회수하는 절차를 마무리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전체 배상 문제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재 유가족과 지역 상공인, 주 정부가 제기한 전체 청구액은 50억 달러(약 7조 4110억 원)에 달한다.

메릴랜드주 정부는 보험금 수령과 관계없이 실제 교량 재건 비용과 항만 폐쇄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 대해 추가 소송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6월 민사 재판 쟁점… 1851년 '선주책임제한법'의 명과 암


오는 6월 1일 개시되는 민사 재판은 1851년 제정된 '선주책임제한법(LOLA)'의 적용 여부가 핵심 분수령이다. 선주사 측은 이 법을 근거로 배상 책임을 선박과 화물의 잔존 가치인 4400만 달러(약 650억 원)로 제한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상태다.

재판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책임 제한법의 적용 타당성을 검토하고, 여기서 선주사의 과실이 입증되어 요청이 기각될 경우 2단계에서 본격적인 배상액 할당을 다룬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신호선 연결 불량에 따른 전력 차단을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선주사가 선체 관리에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가 재판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운영 과실이 본질"… 제조 결함 주장 정면 반박


선주 측은 선박 제조사인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조 결함을 주장하며 별도 소송을 제기했으나, 현대 측은 이를 운영 및 관리 부실에 따른 사고라며 강력히 반박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인도 당시 해당 선박이 전력 차단 시 즉각 자동 가동되는 4대의 독립 발전기와 예비 시스템을 완벽히 갖추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대 측은 선주와 운항사가 인도 후 임의로 핵심 안전 시스템을 무력화하거나 유지보수를 소홀히 한 정황을 지적하며 책임의 화살을 선주 측으로 돌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판 결과가 글로벌 해운 보험요율은 물론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 신뢰도와 법적 책임 범위 설정에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례가 향후 초대형 선박 사고의 배상 기준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