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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호르무즈 위기에도 생산 차질 없다… 동남아 하이브리드 시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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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호르무즈 위기에도 생산 차질 없다… 동남아 하이브리드 시장 집중”

가토 다카오 회장, 마닐라 방문서 ‘조달처 다변화’ 자신감… 나프타·알루미늄 비중 중동 외로 확대
2028년 필리핀서 하이브리드 양산 돌입… 태국 이어 동남아 제2의 전동화 거점 구축
미쓰비시 디스티네이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은 2025년에 처음 출시되었다. 사진=미쓰비시이미지 확대보기
미쓰비시 디스티네이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은 2025년에 처음 출시되었다. 사진=미쓰비시
중동 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미쓰비시 자동차(Mitsubishi Motors)는 현재까지 부품과 원자재 부족으로 인한 생산 중단 위기는 없다고 공식 밝혔다.

미쓰비시는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와 알루미늄 등 핵심 자재의 조달처를 중동 이외의 지역으로 발 빠르게 다변화하며 대응하고 있다.

8일(현지시각) 가토 다카오 미쓰비시 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해 닛케이 아시아 등 주요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함께 하이브리드 중심의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 “공급망 리스크 통제 중”… 물자 부족보다 ‘수요 감소’ 경계


가토 CEO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차단이 자동차 산업에 가하는 압박을 인정하면서도, 미쓰비시의 회복력을 강조했다.

그는 "특정 부품이 갑자기 사라져 라인을 멈춰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나프타와 알루미늄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자재들을 타 지역에서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토 CEO는 조달 차질보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을 더 큰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원자재 조달 영향보다 고객 수요가 감소하는 영향이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 필리핀, ‘하이브리드’ 생산 기지로 부상… 중국 EV 공세에 맞불


미쓰비시는 필리핀을 태국에 이은 동남아시아 제2의 하이브리드 차량(HEV)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쓰비시는 2028년 중반부터 필리핀 현지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을 시작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필리핀 정부의 산업 발전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결정이다.
가토 CEO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전동차 도입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쓰비시의 하이브리드 투자 계획이 필리핀 자동차 산업 고도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국 BYD 등 전기차(BEV) 제조사들의 공세에 대해 가토 CEO는 "필리핀의 충전 인프라 현황을 고려할 때,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현지 맞춤형 라인업 구축에 자신감을 보였다.

◇ 아세안 시장 ‘자신감’… 태국 바닥 찍고 베트남 상승세


미쓰비시는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주력 모델의 인기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가토 CEO는 "베트남에서는 판매량이 늘고 있으며, 태국 시장은 이미 바닥을 찍고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산 저가 차량의 공세에 대해서도 "우려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견고한 브랜드 입지를 강조했다.

2025년 출시된 SUV 모델인 '디스티네이터(Destinator)'와 7인승 다목적 차량(MPV)인 '엑스판더(Xpander)'가 강력한 수요를 견인하며 아세안 지역의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 회계연도에만 7만7800대를 판매하며 미쓰비시의 최대 동남아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 한국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미쓰비시의 행보는 동남아 시장이 순수 전기차로 가기 전 하이브리드라는 긴 징검다리를 거칠 것임을 보여준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현지 인프라 상황에 맞춘 HEV/PHEV 라인업 강화가 필요하다.

호르무즈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나프타 유도체(플라스틱 부품)와 알루미늄 등 핵심 소재의 수입선을 동남아 현지 또는 북미·호주 등으로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필리핀 마르코스 정부처럼 현지 산업 정책과 밀착된 투자를 통해 보조금 및 세제 혜택을 선점하고, 중국 기업의 시장 침투를 방어하는 전략적 연대가 중요하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