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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감시자, 우주로 교체되나"… 10조 '우주 레이더'가 뒤흔들 E-7 웨지테일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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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감시자, 우주로 교체되나"… 10조 '우주 레이더'가 뒤흔들 E-7 웨지테일 운명

미 우주군, '10조 원 우주판 레이더' 위성군 구축 시동… 9개 기업과 첫 계약
2027 회계연도 70억 달러 투입… 항공기 추적 주도권 '하늘에서 우주로' 이동
美 국방부 예산 지형 재편 속도 관심… K-방산엔 '새 기회'
미 우주군이 오는 2027 회계연도에만 70억 달러를 투입하는 ‘우주판 레이더’ 구축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 우주군이 오는 2027 회계연도에만 70억 달러를 투입하는 ‘우주판 레이더’ 구축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 우주군이 오는 2027 회계연도에만 70억 달러(102700억 원)를 투입하는 우주판 레이더구축에 나섰다. 지난 17(현지시각) 방위산업 전문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에 따르면 미 우주군은 공중 이동 표적 지시(AMTI) 위성군 개발을 위해 9개 기업과 초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사실상 미국 국방 감시체계의 주도권이 '하늘(항공기)'에서 '우주(위성)'로 급격히 넘어가는 구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시스템의 시스템'… 조기경보 패러다임의 종말


이번 계약은 미 우주군이 특정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다중 공급업체(Multi-vendor)' 생태계를 통해 조기경보망을 완전히 재편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다. 트로이 메잉크 공군 차관은 우주 심포지엄에서 "이미 AMTI 위성 기술은 실전 운용 가능한 수준으로 입증됐다"며 기존 항공기 기반 감시망을 압도하는 강력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우주군은 국가정찰국(NRO)과 손잡고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 핵심은 연구개발을 넘어 '완전 운용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단순히 위성을 띄우는 것을 넘어, 업체 간 상호 운용성을 극대화해 위성군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운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미 공군이 운용 중인 조기경보통제기 'E-7 웨지테일'의 존재감을 지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미 국방부는 항공기보다 우주 자산이 생존성과 효율성 면에서 월등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쩐의 전쟁' 시작… E-7 웨지테일 입지 좁아지나


이번 70억 달러 예산 편성은 E-7 웨지테일(Wedgetail) 프로그램에는 악재다. E-7 웨지테일은 보잉 737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세대 공중조기경보통제기(AEW&C). 현재 미국과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노후화된 E-3 센트리를 대체하기 위한 핵심 전력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최근 예산 및 전략적 방향성 변화로 인해 전 세계 방산 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지난해 미 국방부가 해당 기종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려다 의회의 반발로 무산된 사례를 고려할 때, 우주 기반 감시체계에 막대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은 기존 항공기 전력의 추가 도입이나 성능 개량 예산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항공우주 분야의 한 전문가는 '미국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예산 절감 차원이 아닌, 현대전의 감시체계가 고고도 항공기에서 위성군으로 완전 전이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진단했다.

투자자와 방산 업계가 주목할 핵심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미 의회의 최종 예산 승인 여부다. 전액 삭감 전례가 있는 만큼 의회와의 예산 줄다리기가 사업의 첫 분수령이 될 것이다.

둘째, '승자' 기업들의 윤곽이다. 다중 공급업체 생태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추가 과업 지시서(Task Order)를 따낼 기업들이 차세대 방산 주도권을 쥔다.

셋째, 항공기 기반 자산의 위축 속도다. AMTI 위성군 전력화가 빨라질수록 기존 공중 감시 자산의 예산 효율성 논란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K-방산, '글로벌 우주 감시망'의 퍼즐을 맞춰라


이번 변화는 한국 방산에 실질적인 기회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SAR(영상레이다) 위성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한 미 우주군(SPACEFOR-KOR)'과의 운용 통합 경험까지 쌓고 있다.

단순히 완제품을 수출하는 단계를 넘어, 미군이 주도하는 '다중 공급업체' 생태계 내에서 데이터 처리 솔루션이나 위성 핵심 부품 공급망으로 진입한다면, K-방산은 글로벌 우주 ISR(정보·감시·정찰)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다. 미 우주군과 한국 기업 간의 파트너십 강화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한국 방산의 '차세대 먹거리'를 결정짓는 핵심 전략 과제가 됐다.

감시와 통제의 주도권이 이미 우주로 기울었다. 이제는 E-7 웨지테일의 뒤를 이을 '우주 자산'의 공급망에 누가 먼저 이름을 올리느냐가 K-방산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