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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확산에 美 농촌 반발…‘성장 vs 생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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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확산에 美 농촌 반발…‘성장 vs 생존’ 충돌

물·전력 부담 우려 확산…농민·지역사회 반대 확산 속 백악관과 갈등 심화
미국 노스다코타주 나이아가라 인근의 농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노스다코타주 나이아가라 인근의 농가.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산업 확장과 함께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면서 미국 농촌 지역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성장 동력으로 보는 정부와 달리 지역사회는 물과 전력 부담, 생활환경 훼손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는 모습이다.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반대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AI 인프라 확대 정책과 지역사회 간 충돌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FT는 이같이 전했다.

일리노이주 테이즈웰 카운티의 농민 마이클 디퍼트는 FT와 인터뷰에서 인근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지하수 사용을 증가시켜 농업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민들은 집단 반대 운동을 벌였고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취소됐다.

◇ 농촌으로 이동하는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는 그동안 도시 주변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저렴한 토지와 세제 혜택을 찾아 농촌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계획된 데이터센터의 약 67%가 농촌 지역에 위치한 반면 기존 시설의 87%는 도시 지역에 있다.

최근 3년간 미국에서 AI 관련 데이터센터가 160개 이상 새로 건설됐고 전체 규모도 약 7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산업 확대와 함께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환경, 전력 비용, 지역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 물·전력 부담에 반발 확산


데이터센터의 핵심 갈등 요인은 막대한 물과 전력 소비다.

일리노이주 디칼브 지역의 경우 하루 물 사용량이 약 300만갤런에서 최대 450만갤런까지 증가하는데 이는 대형 AI 데이터센터 한 곳의 수요와 맞먹는 수준이다.

메타의 데이터센터는 하루 최대 120만갤런의 물 사용이 허용돼 있으며 평균 사용량은 약 4만갤런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피크 수요는 평균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지적된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전력 100기가와트(GW) 가운데 절반가량이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미국 전력요금은 전년 대비 6% 이상 상승했고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인 펜실베이니아와 버지니아에서는 각각 19%,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경제 기회 vs 생활환경 충돌


농촌 지역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농민은 토지 가격 상승과 임대 수익 증가를 기회로 보고 있지만 다른 이들은 농지 훼손과 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디칼브 지역 농민 제이미 월터스는 태양광 발전과 데이터센터 계약을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면서도 물 사용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일리노이 요크빌의 농민 밥 스튜어트는 “비옥한 농지가 개발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 AI 패권 경쟁과 지역 갈등


백악관과 빅테크 기업들은 데이터센터가 AI 경쟁에서 미국 우위를 유지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데이터센터는 2025년 상반기 미국 민간 부문 성장의 약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사회는 물 고갈, 환경오염, 전력요금 상승 등 단기적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애리조나와 텍사스처럼 물 부족이 심한 지역에도 데이터센터가 집중되면서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의 약 40%가 물 스트레스가 높은 지역에 위치한 것으로 분석됐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에 대해 주민들이 수백 건의 반대 의견을 제출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총격 사건까지 발생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환경단체 시에라클럽의 짐 코트콘은 “적절한 관리 없이 추진될 경우 지하수 고갈과 오염, 방치된 시설만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기술적 해법에도 논란 지속


업계는 폐쇄형 냉각 시스템 등 기술 개선으로 물 사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여름철 전력 사용을 25~35%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 우려가 과장됐다고 주장했지만 향후 수요 급증으로 전체 사용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데이터센터 확대를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개발 문제가 아니라 미국 경제 구조와 지역 공동체의 미래 방향을 둘러싼 충돌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