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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공항 투입된 '유니트리 G1', 日 항공업계 인력난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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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네다공항 투입된 '유니트리 G1', 日 항공업계 인력난 구원투수 될까

JAL, 중국산 휴머노이드 시범 도입… 2028년까지 지상 조업 상용화 목표
관광객 폭증 속 노동력 절벽 직면한 일본 서비스업계의 로봇 공존 승부수
일본항공(JAL)은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이족보행 로봇 'G1'을 도쿄 하네다 공항 지상 조업 현장에 투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일본항공(JAL)은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이족보행 로봇 'G1'을 도쿄 하네다 공항 지상 조업 현장에 투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일본 항공업계가 역대급 관광객 유입과 초고령화로 인한 극심한 조업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주로에 전격 배치하며 인간과의 공존 실험에 나섰다.

에어로타임(Aero Time)과 가디언(The Guardian) 등 주요 외신의 지난 28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일본항공(JAL)은 중국 로봇 전문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이족보행 로봇 'G1'을 도쿄 하네다 공항 지상 조업 현장에 투입해 실전 적응력을 평가하는 실증 실험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GMO 인터넷 그룹과 공동으로 추진하며, 오는 2028년까지 장기 테스트를 거쳐 공항 내 고강도 노동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구조를 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인간 닮은 1.32m 'G1', 활주로 조업의 새 패러다임 제시


하네다 공항 현장에 투입된 유니트리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G1은 기존 산업용 로봇의 한계를 넘어 인간의 작업 환경에 최적화한 설계를 자랑한다.

본체 높이는 성인 허리 수준인 1.32m이며, 무게는 약 35kg으로 설계되어 유사시 접어서 보관하거나 이동하기 용이한 폴더블 구조를 채택했다.

특히 인간의 관절 구동과 유사한 '23도의 자유도'를 구현해 지상 조업의 핵심인 화물 적재 업무에서 탁월한 유연성을 보여준다.

최근 시연에서 G1은 시속 7.2km의 속도로 민첩하게 이동하며 수하물을 컨베이어 벨트로 옮겼고, 3D 라이다와 심도 카메라를 통해 주변 장애물을 완벽히 인식했다.

내장된 9,000mAh 대용량 배터리는 최대 2시간 동안 끊김 없는 작업을 지원하며, 음성 인식 시스템을 통해 인간 작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단계까지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G1의 이러한 사양이 별도의 대규모 설비 개조 없이 기존 공항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자동화 대안'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트윈이 낳은 로봇, 위험 작업은 맡기고 인간은 안전에 집중


G1이 복잡한 공항 활주로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비결은 가상 세계에서의 혹독한 훈련 덕분이다.

유니트리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로봇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했으며, 수만 번의 가상 반복 학습을 거친 데이터를 실제 기체에 이식하는 '심투리얼(Sim2Real)' 기술을 적용했다.

JAL 측은 이번 로봇 도입이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육체적 부담이 큰 작업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항공기 수하물 상하차는 부상 위험이 높고 기상 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고된 업무다.

이를 로봇에 맡김으로써 인간 직원은 안전 관리와 정밀 점검 등 고도의 판단력이 필요한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일본 내 고질적인 조업 인력 이탈을 막고, 근로 환경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2040년 외인 650만 명 필요한 일본, '로봇 증강'은 생존의 문제


일본 정부 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방문객은 427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폭발적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정상 작동하기 위해 2040년까지 650만 명 이상의 외국인 노동자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인력 확보는 한계치에 다다른 상태다.

전문가들은 일본 항공업계의 이번 실험이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닌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진단한다. 물리적인 인구 감소 상황에서 로봇을 통한 노동력 증강(Augmentation) 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JAL은 향후 2년간 실증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여 로봇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실제 현장 배치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로봇과 인간이 활주로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일하는 풍경이 하네다 공항의 새로운 일상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일본의 로봇 도입 실험은 저출산·고령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로봇 기술이 서비스 현장의 노동 공백을 메우고 인간의 직업적 가치를 재정의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과 안전 기준을 어떻게 정립해 나갈지가 향후 글로벌 로봇 시장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