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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1000달러' 정조준… 삼성·SK '제 값 평가' 신호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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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1000달러' 정조준… 삼성·SK '제 값 평가' 신호탄 쐈다

AI가 파괴한 메모리 '공포의 사이클'… 월가 "목표주가 2배 상향" 속출
'스팟' 지고 '장기 계약' 떴다… K-반도체 수익 구조 근본적 체질 개선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수십 년간 메모리 업계를 지배해온 '호황 뒤 불황'이라는 고전적 순환 주기(Cycle)를 정면으로 깨뜨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수십 년간 메모리 업계를 지배해온 '호황 뒤 불황'이라는 고전적 순환 주기(Cycle)를 정면으로 깨뜨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수십 년간 메모리 업계를 지배해온 '호황 뒤 불황'이라는 고전적 순환 주기(Cycle)를 정면으로 깨뜨리고 있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최근 1년 새 6배 넘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현 주가 대비 두 배에 달하는 '1000달러(148만 원)'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29(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월가 "AI가 메모리 '천장' 뚫었다"… 마이크론 1000달러 시대 예고


지난 429(현지시각) 미국 투자은행 D.A. 데이비슨은 마이크론에 대해 '매수' 의견을 제시하며 월가 최고가인 1000달러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길 루리아 D.A. 데이비슨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은 컴퓨팅 자원 투입과 수요 창출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 이전보다 훨씬 길고 강력한 메모리 사이클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마이크론의 주가수익비율(PER)6.1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과거 메모리 업황이 정점을 찍으면 급락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뿌리 깊은 공포가 반영된 결과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저평가가 AI로 촉발된 구조적 수요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D.A. 데이비슨은 오는 2030 회계연도에 마이크론의 매출이 약 3930억 달러(584조 원), 순이익은 1600억 달러(238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5 회계연도 매출액인 3738000만 달러(55조 원)와 비교하면 5년 만에 외형이 10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이다.

삼성·SK '스팟 구매' 지고 '장기 계약'… 수익성 '질적 변화'


주목할 점은 메모리 반도체 판매 방식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다. 마이크론과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빅3'는 현재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핵심 제품에 대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때그때 필요한 물량을 시장 가격에 따라 사고파는 '스팟(Spot·현물) 구매' 비중이 높았으나, 이제는 AI 연산에 필수적인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고객사들의 요구로 다년 계약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츠 분석가는 "메모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급 부족에 직면한 고객들에게 메모리 확보는 이제 '생존'의 문제"라고 짚었다.

데이터 저장 장치인 낸드플래시(NAND) 시장도 뜨겁다. 모건스탠리는 낸드 전문 기업 샌디스크의 목표주가를 기존 690달러(102만 원)에서 1100달러(163만 원)로 대폭 올렸다.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수요가 공급을 압박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자가 당장 확인해야 할 '3대 체크포인트'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을 보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가격 변동보다 산업 구조의 '질적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인 투자자가 향후 투자 판단을 위해 반드시 지켜봐야 할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지속성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주요 고객사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꺾이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HBM 및 낸드 고정 거래가 추이다. 장기 계약 비중 확대가 실질적인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연결되는지가 핵심이다.

셋째, 재고 가동률과 자산 규모다. 과거 불황의 단초가 됐던 재고 과잉 현상이 AI 수요로 인해 얼마나 억제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은 이제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격상했다. 과거의 잣대로 현재의 가치를 재단하기에는 AI가 만들어낸 수요의 폭과 깊이가 전례 없이 확장되고 있다. 이번 사이클은 누가 더 많은 고성능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진검승부의 장이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