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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잠수함 14조 계약 '막판 승부'…기술이전 놓고 獨 TKMS와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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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잠수함 14조 계약 '막판 승부'…기술이전 놓고 獨 TKMS와 힘겨루기

印 "조립 아닌 설계까지 넘겨라" 압박…계약 성패 가르는 핵심 변수
한화오션과 캐나다서 맞붙은 TKMS, 인도까지 '동시 수주' 갈림길
킬 TKMS 조선소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이 잠수함 건조 공정을 시찰하고 있다. 양국은 80억 유로 규모 P75I 잠수함 계약을 앞두고 최종 조율 단계에 들어갔다. 사진=독일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킬 TKMS 조선소에서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과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이 잠수함 건조 공정을 시찰하고 있다. 양국은 80억 유로 규모 P75I 잠수함 계약을 앞두고 최종 조율 단계에 들어갔다. 사진=독일 국방부
인도와 독일이 추진 중인 초대형 잠수함 사업이 최종 협상 단계에 진입했다. 이미 공개된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장관의 독일 킬 조선소 방문 이후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현재는 기술 이전 범위를 둘러싼 마지막 조율에 집중되고 있다.

29일(현지 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와 인도 국영 마자곤 독(Mazagon Dock Shipbuilders)이 추진 중인 잠수함 사업은 약 80억~100억 달러(약 11조~14조 원) 규모로, 양측은 계약 체결을 위한 세부 조건을 조율 중이다.

5년 넘게 이어진 협상이 결승선에 근접했지만, 성패는 '얼마나 깊은 기술을 이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술이전이 승부처…"단순 조립은 의미 없다"


인도는 이번 사업을 단순 무기 도입이 아닌 자국 방산 역량 확보의 출발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핵심 요구는 설계·정비·운용 전반에 대한 실질적 기술 이전이다.

군 관계자는 "나사를 조립하는 수준이 아니라 설계 원리까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독자적인 개량과 무장 통합까지 가능하게 하는 수준의 통제권을 의미한다.

사업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에 따라 인도 현지에서 공동 건조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입 후보인 TKMS 잠수함은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적용해 2~3주간 잠항이 가능하다. 기존 인도 잠수함의 2~4일 수준과 비교하면 작전 지속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안보·시장 판도까지 흔든다…TKMS '분수령'


협상 가속의 배경에는 인도의 안보 환경 변화가 있다. 중국과 파키스탄의 군사 협력이 강화되면서 해군 전력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도 이번 계약을 밀어붙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 도입을 넘어 지정학적 의미도 크다. 독일과 유럽은 인도를 서방 방산 체계로 끌어들이려 하고, 인도는 기술 자립을 통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이해가 맞물린다.

다만 기술 유출 우려는 여전히 변수다. 유럽 내에서는 핵심 기술 이전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이번 계약은 TKMS에도 중대한 시험대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한화오션과 경쟁 중인 상황에서 인도 수주까지 확보할 경우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다. 반대로 협상이 틀어질 경우 타격도 적지 않다.

이번 계약은 가격이 아니라 '기술 이전의 깊이'가 승부를 가르는 전형적인 현대 방산 계약으로 평가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