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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에너지 패권' 결정판… 美, 인공태양 심장 인도에 K-중공업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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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에너지 패권' 결정판… 美, 인공태양 심장 인도에 K-중공업 웃는 이유

ITER 중앙 솔레노이드 최종 조달 완료… 13테슬라 초강력 자기장 구현
미·중 핵융합 기술 전쟁 '미국 승기'…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기업 추가 수주 '청신호'
지구상에 태양을 구현해 에너지 결핍을 종식하려는 인류 최대의 공학 프로젝트가 마침내 '심장'을 이식받고 가동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지구상에 태양을 구현해 에너지 결핍을 종식하려는 인류 최대의 공학 프로젝트가 마침내 '심장'을 이식받고 가동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미지=제미나이3
지구상에 태양을 구현해 에너지 결핍을 종식하려는 인류 최대의 공학 프로젝트가 마침내 '심장'을 이식받고 가동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차세대 무탄소 에너지 안보의 핵심인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위해 미국이 제작한 세계 최강의 초전도 자석이 프랑스 현지에 도착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패권의 향방이 기술 보유국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될 전망이다.

미국 ITER 프로젝트팀은 프랑스 카다라슈에서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 부품인 중앙 솔레노이드(Central Solenoid)’ 자석의 최종 인도 작업을 완료했다고 지난달 29(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도는 단순한 부품 공급을 넘어, 핵융합 반응을 제어하는 핵심 계통에서 미국의 압도적 기술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ITER 프로젝트 핵심 지표 및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ITER 프로젝트 핵심 지표 및 전망. 도표=글로벌이코노믹

18m 거대 자석의 위용… '지구 자기장 28만 배'로 플라즈마 통제


같은 날 기술 전문 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최종 전달된 중앙 솔레노이드 자석은 높이 18m, 4.25m에 달하는 초거대 구조물이다. 미국 General Atomics사가 제작을 주도한 이 자석은 총 6개의 개별 모듈로 구성됐으며, 각 모듈의 무게는 122.5톤에 이른다. 내부에는 6km 길이의 니오븀-주석(Nb3Sn) 초전도 케이블이 정밀하게 감겨 있다.
이 자석은 ITER 장치 중앙에서 강력한 자기장을 형성해 핵융합의 원료인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유지하는 '엔진' 역할을 한다. 자기장 강도는 13테슬라(Tesla), 지구 자기장의 약 28만 배에 달하는 수치다. 최대 1500만 암페어(A)의 전류를 유도해 1억 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견인한다. 지지 구조물을 포함한 전체 마그네틱 시스템 무게는 약 3000톤이다.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 지휘 아래 제작된 이 자석은 2024년 말부터 20264월까지 총 6개의 모듈과 예비 부품이 프랑스 건설 현장에 모두 인도 완료되며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 조달 단계가 마무리되었다.

·중 기술 패권 전쟁의 정점… 'K-중공업' 압도적 기술력 입증


현재 프랑스 조립 현장에서는 6개 모듈 중 5개가 이미 적층(Stack) 공정에 투입됐다. 마지막 모듈은 올해 말까지 작업을 마치고, 상단에서 하단으로 강한 압력을 가하는 사전 압축 공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달 완료로 2035년 첫 가동을 목표로 하는 ITER 프로젝트 공정에 속도가 붙게 되었다고 진단한다. 특히 이번 공정 가속화는 세계적 기술력을 인정받은 국내 중공업계에 대형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ITER의 핵심 부품인 진공용기(Vacuum Vessel) 9개 섹터 중 4개 섹터를 성공적으로 제작하여 202411월 마지막 납품을 마쳤다. 당초 유럽(EU) 컨소시엄이 담당하려던 물량을 독보적인 기술력과 공기 준수 능력을 바탕으로 현대중공업이 넘겨받아 제작한 사례는 업계에서 전설적인 일화로 꼽힌다. 이번 심장부 인도 완료로 전체 공정이 탄력을 받으면서, 향후 핵융합 발전 상용화 단계에서의 추가 수주 가능성도 매우 높게 평가된다.

아울러 핵융합로 가동을 위한 초정밀 제어 시스템에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적인 만큼, 향후 상용화 진전에 따른 장기적인 수요 확대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실행의 단계' 진입한 인공태양, 투자자가 봐야 할 체크리스트


ITER은 전력을 즉각 생산하는 발전소가 아닌 '실험로'. 당장 그리드에 전기를 공급하지는 않지만, 여기서 검증된 기술은 향후 상용 핵융합로 건설의 표준이 된다. 향후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공정의 안정성이다. 2026년 하반기 최종 모듈 적층 후 압축 구조물이 13테슬라의 초강력 압력을 견뎌내는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

둘째, K-중공업의 추가 수주 여부다. 현대중공업 등이 보여준 기술 우위가 상용화 단계의 설계 및 제작 계약으로 이어지는지 여부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셋째, 글로벌 표준 주도권은 누가 차지하느냐다. 미국 주도의 부품 규격이 향후 상업용 로드맵에서 얼마나 채택될지 여부도 중요한 포인트다.

핵융합 기술의 성패는 강력한 자기장을 얼마나 미세하게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의 '심장' 납품 완료는 에너지 안보를 자원 확보의 문제를 넘어, 초격차 기술 보유국만이 누리는 특권으로 전환시키는 신호탄이다. 인공태양은 이제 이론을 넘어 실체적 구동을 기다리는 실행의 단계로 들어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