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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식량 자급 가속화…글로벌 농업 질서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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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식량 자급 가속화…글로벌 농업 질서 흔드나

수입 의존 줄이고 ‘식량 탈동조화’ 추진…美·브라질 수출 구조 충격 전망
지난 2021년 6월 11일(현지시각)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 웨이현의 밀밭에서 수확기가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6월 11일(현지시각) 중국 허베이성 한단시 웨이현의 밀밭에서 수확기가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식량 안보를 국가 핵심 전략으로 끌어올리며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급 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흐름이 산업정책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지난 수십 년간 형성된 글로벌 농업 분업 구조를 흔들 수 있다고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역사학과 교수가 2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낸 칼럼에서 밝혔다.

◇ 식량 수입 3분의 1…구조적 취약성 노출


중국은 세계 최대 곡물·육류 생산국이지만 동시에 주요 식량 수입국이기도 하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수입 의존도가 꾸준히 높아졌고 최근 기준 전체 식량의 약 3분의 1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른 농산물 무역적자는 1240억달러(약 184조원)에 달한다.
경제사학자인 투즈 교수에 따르면 경제적인 관점에서 식량 수입은 합리적 선택이다. 중국은 1인당 경작지가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수자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출 중심 경제 구조에서 식량 수입은 균형을 맞추는 역할도 해왔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식량 자급이 가능한 것과 달리 중국은 국제 공급망 의존도가 높다고 투즈 교수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는 이 격차를 전략적 리스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 시진핑 ‘식량 안보’ 강조…산업정책식 접근


중국은 최근 식량 자급을 핵심 정책으로 격상했다. 올해 초 쇠고기에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15차 5개년 계획에서도 자급률 제고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식량을 에너지·금융과 함께 국가 경제안보의 핵심 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산업정책과 유사한 방식으로 식량 분야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유기업,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해 스마트 농업과 농업 바이오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전자변형(GM) 옥수수와 대두 상업화도 허용됐고, 발효 단백질과 사료 첨가제, 농업 기술 분야 연구 클러스터도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국영 은행은 저리 자금을 공급하고, 정부는 식품·사료 기준과 조달 정책을 조정해 수요까지 통제하고 있다.

◇ 대두 수입 급감 가능성…미·브라질 타격


이런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농업 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분석에 따르면 2030년 전후로 중국의 대두 수요가 크게 줄어들 수 있고, 2040년에는 가금류·유제품·수산물 등에서 순수출국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기적으로는 배양육 분야에서도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경우 미국과 브라질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중국의 사료용 곡물과 단백질 수입 구조는 이들 국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남아시아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대체 시장이 될 수 있지만, 실제 수요로 이어지려면 경제 성장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중국이 식량 분야에서도 기술과 정책을 결합해 자급 체제를 강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구조적 변화를 피하기 어렵다. 기존 분업 체계에 의존해온 국가들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