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엔 추가 손실에도 자산 효율화 위해 21년 만의 '손절' 결단
'국적 사업' 고집 꺾은 수익성 우선주의… 3조 7590억 원 '눈물의 퇴장'
시장 "경영 체질 개선 신호" 환호… 이토추·미쓰비시 상사 추격 발판 마련
'국적 사업' 고집 꺾은 수익성 우선주의… 3조 7590억 원 '눈물의 퇴장'
시장 "경영 체질 개선 신호" 환호… 이토추·미쓰비시 상사 추격 발판 마련
이미지 확대보기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스미토모상사(住友商事)가 누적 손실 4000억 엔(약 3조 7590억 원)을 기록하며 경영의 발목을 잡아온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Ambatovy) 니켈 광산 사업에서 전격 철수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일(현지시각), 스미토모상사가 같은 날 도쿄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보유 중인 암바토비 지분 54.17% 전량을 영국계 자원투자사 에센우드 파트너스(Essenwood Partners)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매각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국가적 책임과 사업 명분에 얽매여 부실 자산을 떠안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자본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체질로 전환하겠다는 우에노 신고(上野真吾) 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마의 광산' 된 암바토비… 21년 만에 마침표 찍은 3.7조 원의 교훈
스미토모상사가 암바토비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한 시점은 오는 9월 말까지다. 이번 지분 매각에 따라 스미토모상사는 2027년 3월기 결산(2026년 4월~2027년 3월)에 약 700억 엔(약 6578억 원)의 매각 손실을 반영할 예정이다.
다만 법인세 감면 혜택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05년 사업 참여 선언 이후 21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된 이 사업은 그야말로 '상사의 무덤'이었다.
당초 2010년 생산 시작을 목표로 했으나 인프라 부족과 설비 결함으로 2012년에야 첫 삽을 떴고, 완공 역시 계획보다 2년이나 늦어졌다. 여기에 글로벌 니켈 가격 하락과 노후 파이프라인 결함 등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마다가스카르의 열악한 환경은 치명적이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00달러(약 88만 5600원) 미만인 현지 상황 탓에 전력과 물류망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소모됐다.
지난 2월에는 대형 사이클론까지 덮쳐 현재까지도 조업이 중단된 상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미 지난해 장부상 가치를 제로(0)로 처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투입되던 운영 유지비를 차단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버핏 효과'에도 소외됐던 주가… 저평가 늪 탈출할까
시장은 이번 '손절' 소식에 즉각 환호했다. 발표 직후 스미토모상사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엔(17.12%) 급등한 6840엔으로 장을 마감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암바토비 철수를 악재가 아닌, 기업가치를 갉아먹던 고질적인 불안 요소를 제거한 '체질 개선'의 신호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본 종합상사들은 2020년 8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분을 취득한 이후 동반 상승세를 보였으나, 스미토모상사는 경쟁사 대비 낮은 투자 지표로 고전해 왔다.
지난 4월 말 기준 스미토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3배로, 이미 2배를 돌파한 이토추상사(2.14배)나 미쓰비시상사(2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상태였다.
SBI증권의 시바타 류노스케 수석 애널리스트는 "스미토모상사의 이익 체력은 이미 마루베니와 대등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주가 격차를 벌렸던 원인은 암바토비와 같은 부실 자산에 대한 우려였는데, 이번 철수 결정은 '과거의 스미토모'에서 탈피했다는 인상을 주어 밸류에이션(투자尺度) 차이를 메울 강력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넘버원 전략' 가동… 사회적 책임보다 '수익성' 우선
이번 결단은 2024년 취임한 우에노 사장이 내건 '넘버원 사업군 형성' 전략의 상징적인 조치다. 스미토모상사는 과거 마다가스카르 외화 수입의 30%를 담당하는 이 사업이 갖는 사회적 무게감 때문에 철수를 망설여 왔다.
사업 주도권이 흔들리던 2018년에도 오히려 지분을 48%까지 확대하며 책임 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에노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지에서 9000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사업을 지속해 온 가치는 크다"고 언급하면서도 "자본 효율을 극대화하고 업계 1위를 노릴 수 있는 사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이번 매각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례가 스미토모가 과거 아일랜드 과일 업체 파이프스(Fyffes)나 북유럽 주차 사업 등에서 겪었던 투자 손실의 아픔을 딛고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일본 종합상사들의 변신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 스미토모상사의 향후 행보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