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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급락…HBM 투자 ‘분수령’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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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급락…HBM 투자 ‘분수령’ 맞나”

브로드컴 쇼크에 미 기술주 동반 균열…월가 "과열 구간 조정 국면" 경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루새 8% 급락·시총 급감…삼성·SK하이닉스 운명의 분수령
미국 뉴욕 증시에서 AI 반도체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 논쟁이 본격화되며 글로벌 자본시장이 급격히 흔들렸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 증시에서 AI 반도체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 논쟁이 본격화되며 글로벌 자본시장이 급격히 흔들렸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뉴욕 증시에서 AI 반도체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 논쟁이 본격화되며 글로벌 자본시장이 급격히 흔들렸다.

경제 전문 매체 247월스트리트와 로이터통신은 지난 5(현지시각)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하루 만에 7.9% 급락하며 반도체 섹터 전반에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이는 국내 동학개미와 서학개미의 자산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다. 특히 미국 빅테크 공급망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에도 대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정의 직접적인 계기는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였다. 맞춤형 AI 칩 수요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그간 선반영됐던 AI 인프라 투자 성장 기대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설비투자 피크아웃(고점 통과) 논쟁에 조정 신호가 나타났다. 여기에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로 인해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며 고밸류 기술주 전반에 부담이 가중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을 단순한 조정을 넘어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 AI 하드웨어 수급 생태계에 조정 국면 진입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200일 이동평균선 100% 웃돈 파라볼릭 7’의 침몰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흐름을 파라볼릭 구간에 진입한 반도체 종목군의 동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으로 해석한다.

미국 자산운용사 하이라인 어셋 매니지먼트의 벤 에몬스 전략가는 이번 사태를 파라볼릭 7’ 바스켓의 동반 청산으로 규정했다. 파라볼릭 7은 샌디스크, 마벨 테크놀로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인텔, , AMD, 브로드컴 등 단기간 주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며 200일선 대비 2배 이상 괴리가 발생한 과열 종목군을 뜻한다.

통상 이러한 구간에서는 상승 속도보다 하락 속도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에몬스 전략가는 역사적 데이터를 근거로 이들 극단적 과열 구간에 진입한 종목군은 급격한 가격 조정을 겪을 확률이 통계적으로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5일 뉴욕 증시에서 마벨 테크놀로지는 16.7% 폭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13.3% 밀렸다. 특히 옵션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콜옵션 쏠림이 심화된 상황에서, 주가 하락이 기관들의 기계적 델타 헤지(자산 포지션 조정) 매도를 유발하며 현물 매도 압력을 증폭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견고한 실적 뒷받침되나 국내 증시 연동성 주시


국내 투자자들은 이번 미 반도체주 폭락이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으로 전이될지 긴장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의 주가 급락은 국내 HBM 공급사들의 수급 심리에 즉각적인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반도체 기업들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이크론은 차기 분기 매출 가이드라인을 187억 달러(291500억 원)로 제시하며 성장세를 입증했다. 마벨 역시 1분기 매출 242000만 달러(37700억 원)를 기록하며 향후 2개년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샌디스크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645% 급증했다. 수주 잔고가 2027년까지 밀려 있어 글로벌 AI 서버 인프라 수요의 본질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단기적 매물 소화 과정 거친 후 중장기 실적 장세 진입 전망


다만 이번 급락을 사이클 종료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여전히 우세하다. 마이크론, 마벨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와 수주 잔고를 감안할 때 AI 서버 및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 흐름 자체는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하는 과정에 진입했으며, 향후 주가 방향성은 실제 설비투자 집행 속도와 수익성 검증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에서는 주말 간 쌓인 투자 심리 악화가 공포 매물을 부추겨 주초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심화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올해 여전히 77%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정을 거치며 거품을 뺀 뒤 실적 중심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힘을 얻는다.

국내 투자자들이 향후 AI 반도체주의 고점 여부와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추적해야 할 체크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조정 여부다. 마이크론과 마벨 테크놀로지 등 급락한 핵심 종목들의 향후 리포트 변화를 통해 기관들의 시각 변화를 읽어야 한다.

둘째, 미국 옵션 시장 내 레버리지 청산 추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반도체 변동성지수 변화를 추적하여 투기성 차입 자금의 이탈 속도를 파악해야 한다.

셋째, 엔비디아의 HBM 단가 및 가동률 유지 여부다. 특히 ASP(평균판매단가) 하락 여부가 핵심 변수다. 국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공급 물량 단가 변동성은 국내 반도체 대형주 주가와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거품론의 실체를 파악하려면 단순한 주가 흐름에 흔들리기보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제 장부와 설비투자 집행 속도를 냉정하게 점검하며 실적과 수급의 괴리를 구분해내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