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휴머노이드 로봇 31개 액추에이터… 베트남 VR-H3, 글로벌 무대 데뷔

글로벌이코노믹

휴머노이드 로봇 31개 액추에이터… 베트남 VR-H3, 글로벌 무대 데뷔

빈그룹 자체 기술로 산업용·보안용 동시 공개, 동남아 로봇 굴기 본격화
중국 시장점유율 78% 선점 속 아시아 로봇 경쟁 판도 다변화
VinRobotics 팀과 CEO 응오 꾸옥 훙(윗줄 왼쪽에서 세 번째) 이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인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6 개막일에 참석해 베트남 기술 기업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진= VinRobotic이미지 확대보기
VinRobotics 팀과 CEO 응오 꾸옥 훙(윗줄 왼쪽에서 세 번째) 이 세계 최대 기술 박람회인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6 개막일에 참석해 베트남 기술 기업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사진= VinRobotic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상용화 원년으로 불리는 2026년, 이번엔 동남아시아가 글로벌 무대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지난 4일(현지시각) 베트남 기술 기업 빈로보틱스(VinRobotics)가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VR-H3'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로봇공학 자동화 국제학술대회(ICRA 2026)와 대만 컴퓨텍스(COMPUTEX) 2026에서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빈그룹 산하 빈로보틱스는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ICRA 2026, 야외 로봇 축제 '페스티벌 데어 로보터 2026', '베트남 로봇 테크 데이 2026', 주오스트리아 베트남 대사관과의 공동 기술 외교 행사, 컴퓨텍스 2026 등 일련의 글로벌 행사에서 VR-H3를 처음 공개했다.

31개 구동기에 이중 컴퓨터… 산업 현장 겨냥한 전신 제어


VR-H3는 31개 이상의 구동기(액추에이터)와 두 대의 온보드 엣지 컴퓨터를 탑재해 복잡한 환경을 스스로 이동하고,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물체를 운반하고 조립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

최대 탑재 중량은 6~8kg(약 13~17파운드)이며, 두 대의 컴퓨터가 저지연 자율 제어를 뒷받침한다.

기계 구조, 실시간 연산·통신 전기 전자 아키텍처, 전력 배분 플랫폼, 배터리 관리 시스템, 전신 인공지능(AI) 제어 기술 등 핵심 기술 전반을 자체 개발했다. 빈로보틱스 측은 이를 '완전 수직 통합' 개발 방식으로 설명했다.

ICRA 2026 현장에서는 가상현실(VR) 헤드셋에 모션 캡처 기술을 통합한 원격 조종 시연도 이뤄졌다.

외부 추적 장비 없이 실시간으로 로봇의 동작을 원격제어하는 방식으로, 위험 환경이나 원격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부각했다.

같은 행사에서 빈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빈다이내믹스(VinDynamics)도 첫 번째 휴머노이드 로봇 '다이노(Dyno)'를 함께 공개했다.

다이노는 도시·캠퍼스·복합상업시설의 보안·감시 운용과 가정용 보조 기기 두 가지 용도를 모두 겨냥해 개발됐으며, 유연한 팔 구조와 정밀 조작 시스템을 갖췄다. 빈펄 사파리 푸꾸옥 야외 관람 안내 로봇으로 시범 운용한 경험도 공개됐다.

동남아 로봇 굴기, 중국 78% 점유율 벽 뚫을까

이번 빈그룹의 행보는 단순한 제품 발표를 넘어 글로벌 휴머노이드 경쟁 지형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

페르소나AI(Persona AI) 마이클 패트릭 페리 대표는 서울포럼 2026 기조연설에서 중국이 휴머노이드 시장점유율 78%를 이미 선점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이 각각 AI 소프트웨어와 정밀 제조를 축으로 맞서는 가운데, 이번 베트남 발 로봇 공세는 동남아시아가 독자 생태계 구축에 나섰음을 보여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2025년 누적 1만 8000대에서 2030~2035년에는 연간 100만 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대당 약 3만 5000달러(약 5456만 원) 수준인 원가는 대량 생산과 부품 설계 최적화로 5년 내 1만 3000~1만 7000달러(약 2026만~2650만 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업계에서는 2026년을 양산 진입 원년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로봇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제 승부는 기술이 아니라 양산 능력, 투자 규모, 생태계 구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맥락에서 빈그룹이 핵심 부품 내재화와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실제 양산 규모, 단가 경쟁력, 글로벌 고객사 확보 등 상업화 검증은 아직 남아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가 CES 2026에서 공장 환경을 가정한 '아틀라스' 시연을 선보이는 등 한·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베트남 기업이 ICRA·컴퓨텍스 동시 무대를 활용해 산업용과 서비스용 로봇을 한꺼번에 공개한 것은 아시아 로봇 경쟁의 저변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