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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규군 아르테시, T-72 전차 남진…백악관 "지상전 장기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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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규군 아르테시, T-72 전차 남진…백악관 "지상전 장기화 대비"

92기갑사단 아바단 이동 포착…미-이란 외교적 해빙속 은밀한 재배치
정규군 배치 본토 지상전 포석…美 국방부 수사 아닌 기갑궤적 주시
2023년 1월 17일 이란 남부에서 이슬람 혁명 수비대(IRGC) 해군 대원들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월 17일 이란 남부에서 이슬람 혁명 수비대(IRGC) 해군 대원들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사진=로이터

정치인은 연설로 말하고 외교관은 협상 테이블에서 말하지만, 군대는 군사력의 배치와 전차의 이동으로 자신의 진심을 드러낸다.

냉전 시절 서독의 풀다 갭(Fulda Gap) 전선에서 바르샤바 조약군의 대규모 기갑 전력 침공에 대비한 작전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미 국방부(펜타곤) 전략가를 거친 미 육군 예비역 대령 로버트 매기니스(Lt. Col. Robert Maginnis)가 미·이란 간의 고조되는 군사적 긴장감 속에서 이란군의 은밀한 전차 이동 포착을 경고하고 나섰다.

매기니스 대령은 미 정치 매체 폭스뉴스(Fox News)에 기고한 분석글을 통해, 미·이란 간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핵 협상을 둘러싼 외교적 접점이 모색되는 와중에도 이란 군부가 대규모 지상전 가능성에 대비해 전력을 재배치하고 있다는 결정적 정황을 공개했다. 보고된 정황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공화국 정규 육군(Artesh) 제92기갑사단 소속의 T-72 주력 전차 전력이 지난 8월 1일 남부 전략 요충지인 아바단(Abadan) 인근 접근로를 향해 이동했다. 미군 기획자들은 정치인들의 평화 담화가 아닌, 막대한 연료와 정비 자산을 소모하며 은밀히 이동하는 이 기갑 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혁명수비대 아닌 정규군의 움직임이 시사하는 바는?

매기니스 대령은 이번 기갑 전력 이동이 미사일, 드론, 해외 대리자(Proxy) 세력을 관장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아닌 이란의 영토 방어를 전담하는 정규군 아르테시(Artesh)에 의해 감행되었다는 점에 국방 및 안보적 의미를 부여했다. 혁명수비대가 체제 수호와 외곽 무력 시위에 주력한다면, 정규군인 아르테시의 대규모 기갑 이동은 이란 본토에 대한 외국군의 지상 침공 및 고도화된 타격 작전을 대비하는 극도로 제한되고 구체적인 국방 미션이 발동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기갑 전력의 배치가 반드시 미국이나 미군의 이란 본토 지상 침공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 군 수뇌부가 공습과 미사일·드론 주고받기 단계를 넘어 본토 내 지상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강력한 지표라고 분석했다. 미사일 공격으로 시작된 양측의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이란군은 험준한 산악 지형과 굴착된 진지, 광범위한 지뢰밭에 T-72 등 정규 기갑 전력을 이식해 미군의 진입과 확장 작전을 지연시키고 유혈 손실을 극대화하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는 평가다.

드론전 시대에도 전차는 불멸…외교적 '헤징(Hedging)' 전략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로 들며 자율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의 발달로 전차가 무용지물이 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매기니스 대령은 드론과 전자전에 노출된 단독 전차의 취약성이 증명되었을 뿐 방어력이 보장된 화력과 지형 점령을 위한 기갑 전력의 본질적 가치는 대체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란군 역시 기갑 전력을 단독 투입하는 대신 방공망 및 공병 전력과 결합해 거점을 사수하는 방어적 거점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오만(Oman)의 중재로 미·이란 간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와 핵 협정 복원을 위한 외교적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란의 이러한 군사적 움직임은 결코 모순이 아니다. 군사 전문가들에게 이는 외교적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매우 고전적이고 합리적인 위험 분산(Hedging) 행위로 읽힌다. 매기니스 대령은 지난 1980년 사담 후세인이 이란의 혁명적 혼란을 전략적 약점으로 오판하고 침공했다가 8년간의 참혹한 늪에 빠졌던 역사를 언급하며, 미국 행정부 역시 이란의 수사적 제스처에 속아서도 안 되지만 정규군의 방어적 배치 상태를 침공 임박의 오판으로 해석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전차의 언어를 정확히 읽어내는 미군의 고도화된 정찰 및 작전 평가 능력이야말로, 강경한 압박책을 신뢰성 있는 외교적 협상력으로 전환시켜 제2의 중동 대참사를 막아낼 수 있는 마지막 열쇠라는 지적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