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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터지나" 공포 확산…월가 분석가들 "아직 1년은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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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터지나" 공포 확산…월가 분석가들 "아직 1년은 더 간다"

9주 랠리 후 반도체 첫 급락…UBS·씨티·나일스 한목소리로 "매도 말라"
핵심 변수는 연준…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AI 장세 가른다
반도체 주가 하락에 따른 AI 버블 우려에도 불구하고, 월가 전문가들이 랠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매도를 경계하는 상황을 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주가 하락에 따른 AI 버블 우려에도 불구하고, 월가 전문가들이 랠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매도를 경계하는 상황을 담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호황을 이끌어온 반도체 주가가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거품 붕괴 우려가 번지고 있지만, 월가 주요 분석가들은 "랠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견해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CNBC는 현지시각 9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UBS의 앤드류 가스웨이트(Andrew Garthwaite) 수석 애널리스트는 8일 고객 서한에서 "현재 시장은 2000년 1분기가 아닌 1999년 초반과 유사하다"며 "고점에 근접했다고 판단할 전제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용 스프레드가 낮고 기업 수익이 강하며 금리가 하락 중이라는 점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헤지펀드 '나일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창업자인 댄 나일스(Dan Niles)도 같은 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거품 속에서도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지금이 그런 국면"이라며 "1998~1999년에도 비슷한 신호가 있었고 1999년 한 해 동안 시장이 폭발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9주 연속 상승 후 첫 조정…"건강한 숨 고르기" 평가


이번 조정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Broadcom)의 실적 발표였다. 브로드컴은 지난 4일 견고하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매출 전망을 제시했고, 이는 반도체 주식 전반의 매도세로 이어졌다.

여기에 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한 발언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브로드컴은 올해 1분기 AI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06% 늘어난 84억 달러(약 12조 7999억 원)를 기록했고, 2분기 전망은 전년 대비 140% 증가한 107억 달러(약 16조 3046억 원)로 제시했다.

UBS는 내부 영업 논평을 통해 "9주간의 AI 랠리 이후 앤스로픽의 발언이 투자 심리를 흔들며 후반부 차익 실현이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 5일 기준으로 5% 이상 반등했다가 9일 다시 6% 가까이 하락했고, 같은 날 나스닥 종합지수도 2% 넘게 내렸다.

씨티그룹의 아티프 말리크(Atif Malik) 애널리스트는 이날 노트에서 "최근 반도체 섹터의 조정은 건강한 현상으로 본다"며 브로드컴(AVGO),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를 최우선 매수 종목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준 금리 인상 재부상…랠리 지속의 핵심 변수


딜로이트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9750억 달러(약 148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AI 칩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은 2025년 22%에서 올해 26%로 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낙관론에 제동을 거는 요인도 부각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 금리를 내리는 방향을 걷다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점화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CME 패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현재 올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미즈호 애널리스트 조던 클라인(Jordan Klein)은 "AI 투자의 주도권이 바뀌고 있다"며 올해 들어 인텔,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마이크론(Micron) 등 2선 반도체 기업들이 엔비디아 대비 뚜렷하게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AI 호황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정이 닷컴 버블 붕괴의 전조인지, 아니면 2차 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인지를 놓고 월가의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이 AI 랠리의 지속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