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1480억 달러 투하…금요일 9% 폭락 뒤 월요일 저가 매수세 유입
"이번 사이클 길다" 월가 낙관론 속 수요일 오라클 설비투자 계획이 분수령
"이번 사이클 길다" 월가 낙관론 속 수요일 오라클 설비투자 계획이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반도체 주가가 단기 과열 우려로 급락세를 보였으나,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확대로 장기 성장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배런스(Barron's)는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에서 미국 주요 반도체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루 만에 5.0% 급등하며 직전 거래일의 폭락세를 만회했다고 전했다.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지출 속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반도체 설계·제조 기업의 실적 전망치도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이번 주 예정된 소프트웨어 거두 오라클의 실적 발표와 설비투자 계획은 반도체 수요의 지속성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빅테크 자본지출 상향이 이끈 펀더멘털…2027년 주당순이익 38% 증가 전망
반도체 업종의 주가 회복은 막연한 기대감이 아닌 실적 눈높이 상향에 기반한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이 2026년 6월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반도체 ETF 구성 종목의 오는 2027년 합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지난해 말 대비 38% 상향 조정했다. 문제는 결국 하나의 숫자로 수렴한다. 시장과 투자자가 직시해야 할 장부 속 핵심 지표는 바로 빅테크의 자본지출(CAPEX) 증가율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연산용 고성능 칩(GPU·ASIC) 수요를 거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부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며, 이는 반도체 기업의 영업 레버리지 확대를 통해 이익 증가로 연결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1480억 달러(약 224조 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집행한 뒤 내년에도 지출 규모를 24% 더 늘릴 방침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수요가 공급 능력을 초과함에 따라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고객사 모두 지출을 줄일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브로드컴 '깜짝 실적' 주가 뒷받침…주간 관전포인트는 오라클 설비투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최근 실적은 시장의 수요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통신 및 AI 칩 제조사 브로드컴은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직결되는 반도체 솔루션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급증하며 고성장세를 입증했다.
시장의 시선은 오는 수요일 실적을 발표하는 오라클로 이동하고 있다. 오라클은 빅테크 1차 투자 사이클 이후 ‘2차 확산 단계’를 가늠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이들의 자본지출 확대는 AI 인프라 수요가 소수 기업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분석가들은 오라클의 이번 분기 설비투자액이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18억 달러(약 17조 9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브래드 젤닉 도이치뱅크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오라클의 2027 회계연도 설비투자액이 시장의 기존 기대치를 크게 웃돌며 자본 지출을 대폭 늘릴 것으로 진단했다. 오라클이 지난 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매출 가이드라인을 초과 달성한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망 전반에 강력한 추진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고점에 근접했으나, 전방 기업의 자본지출 확대에 따른 이익 추정치 상향 속도를 감안하면 추가 기업가치 재평가 여지도 충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고점 논란…연장된 반도체 사이클로 상쇄 가능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에 달해 S&P 500 지수 평균인 21배를 크게 웃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고점론을 제기한다. 특히 HBM 공급 부족이 완화될 경우 현재의 고가격 구조가 흔들리며 메모리 업황의 레버리지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빅테크의 자본지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며 투자 대비 수익(ROI) 검증 국면에 진입할 경우,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도 변수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미국 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그러나 자산운용사 탈라리아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토퍼 섀퍼 대표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AI 사이클은 과거보다 훨씬 길어질 것"이라며 "상당수 서비스 영역은 이제 막 개화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2027년 EPS가 38% 상향된 상황에서 단순 PER 30.0배는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이익 증가 속도를 감안할 경우 주가수익성장비율(PEG) 기준으로는 과열 구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높은 성장률이 유지된다면 현재의 밸류에이션 배수가 연말까지 유지되더라도 반도체 ETF 가격이 현재 601달러(약 91만 원)에서 748달러(약 113만 원)로 25%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시장이 주목하는 ‘이 숫자’는 빅테크 자본지출(CAPEX) 증가율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향후 반도체 시장의 상승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세 가지 체크포인트를 필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첫째, 빅테크 기업 자본지출(CAPEX) 달성률이다. 오라클 등 전방 기업의 실제 투자 집행 규모가 시장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웃도느냐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을 떠받치는 기둥이다.
둘째, 선두 기업의 분기 매출 성장률이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AI 반도체 매출 성장세가 소수점 단위까지 시장 컨센서스를 충족해야 주가의 추가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셋째, 반도체 ETF의 선행 PER 위치다. 현재 30배인 멀티플이 과거 AI 호황기 역사적 고점인 33배를 넘어서는지 추적해 과열 구간 진입 여부를 선제적으로 판별해야 한다.
단기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전방 산업의 인프라 투자 지속성을 확인하는 자가 이번 반도체 장기 사이클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