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베칼 테크놀로지스 보고서… 전 세계 건설 중인 원자로 절반이 中, 5년 내 美 추월
中, 와트당 2~3달러로 미국의 6분의 1 가격… ‘6년 단기 완공’ 압도적 제조 스케일
트럼프 “2050년까지 원전 용량 4배 확대” 행정명령 서명했으나 자본·규제 장벽에 발목‘
中, 와트당 2~3달러로 미국의 6분의 1 가격… ‘6년 단기 완공’ 압도적 제조 스케일
트럼프 “2050년까지 원전 용량 4배 확대” 행정명령 서명했으나 자본·규제 장벽에 발목‘
이미지 확대보기이 같은 거대한 에너지 패널 시프트 속에서 중국이 독보적인 원자로 건설 속도를 앞세워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자력 발전국 선두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정밀 분석 리포트가 나왔다.
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글로벌 거시경제 및 기술 조사 기관인 가베칼 테크놀로지스(Gavekal Technology)의 최신 에너지 안보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가동 중인 원자로 인프라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의 가파른 추격으로 인해 5년 내에 양국의 청정에너지 지형이 전격 뒤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신규 원전 절반이 중국산… 미국의 6분의 1 가격으로 ‘초고속 완공’
가베칼 테크놀로지스의 데미언 마(Damien Ma) 신규 에너지 수석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 중인 신규 원자로 물량의 거의 절반을 독점하고 있다"며 "오는 2035년이 되면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강력한 원자력 산업 가치사슬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 지도부는 최신 5개년 계획을 통해 원자력 발전을 국가 핵심 에너지 안보의 보루로 지정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원전 설치 용량을 110기가와트(GW) 규모로 확대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추진 중이다.
중국 국영 방송 CCTV에 따르면, 이미 지난 4월 기준 중국 전역에서 무려 36기의 신규 원자로가 동시에 건설되는 전례 없는 대량 양산 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반면 전통의 원전 강국이었던 미국은 수십 년간의 자본 정체와 규제 장벽에 막혀 지배력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1996년 이후 새로 가동된 원자로는 단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생태계가 노후화된 상태다.
양국의 결정적인 격차는 공급망 현지화와 표준화된 설계를 통한 ‘건설 비용과 효율성’에서 발생한다. 중국은 원자로 유형을 '화롱 원(Hualong One)', 'CAP1000' 및 대형 모델인 'CAP1400' 등으로 철저히 단순화·표준화하여 제조 단가를 극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 덕분에 중국은 최신 3세대 원자로를 와트당 약 2달러에서 3달러라는 압도적인 저비용으로 건설하고 있는데, 이는 건설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해 와트당 무려 15달러가 소요되는 미국의 최신 원전 대비 6분의 1 이상 저렴한 수준이다.
건설 기간 역시 중국은 표준화 전략을 무기 삼아 신규 발전소를 단 6년 만에 완공하는 반면, 미국의 최신 보그틀(Vogtle) 원자로는 행정 교착과 시공 지연으로 완공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치명적인 격차를 노출했다.
트럼프 “원전 용량 4배 확대” 배수진… 자본·규제 장벽에 실효성은 글쎄
이 같은 중국의 원자력 자강론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050년까지 미국 원자력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 수준인 400GW로 전격 확대하겠다는 메가톤급 목표를 설정하고, 지난해 신규 원전 프로젝트의 승인 절차를 대폭 단축하고 관료주의적 규제 빗장을 과감히 걷어내기 위한 여러 건의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 같은 법적 다급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시선은 냉정하다. 데미언 마 수석 분석가는 "미국이 원전 부문을 재생시키려는 강력한 야망을 피력하고 있으나, 원전 특유의 가혹한 자본 집약도와 촘촘한 환경 규제 장애물로 인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인프라 확장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원자력 발전은 미국 전체 전력 생산의 약 18%를 굳건히 책임지며 국가 전력망을 지탱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원자력의 폭발적인 확장세에도 불구하고 워낙 다양한 재생에너지 및 화석연료 포트폴리오(믹스)를 보유한 탓에, 지난해 기준 국가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 미만에 불과해 상대적인 원전 의존도는 낮은 편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중국이 향후 원전 발전 비중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거대한 성장 룸을 쥐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한 에너지 ‘핵융합’은 미국이 지배… 실리콘밸리 자본, 스타트업 생태계 독점
그러나 양국의 무역 및 기술 패권 경쟁은 기존의 원자력 분열 발전을 넘어, 인류의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차세대 ‘핵융합(Nuclear Fusion)’ 분야에서 완전히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가베칼 보고서는 무거운 원자를 쪼개어 전력을 생산하는 기존 핵분열 방식과 달리, 가벼운 원자들을 결합해 방사성 폐기물이 거의 없고 원자로 멜트다운(붕괴) 위험이 전무한 핵융합 기술 개발 경쟁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중국을 압도하는 ‘강력한 독점적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정부 주도가 아닌,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막강한 ‘민간 벤처 자본’의 힘이다. 현재 전 세계 핵융합 테크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이 미국 영토에 둥지를 틀고 있으며, 특히 이 분야는 청정 고출력 전력을 갈망하는 샘 올트먼의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상업적 투자 자본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연구 속도를 올리고 있다.
반면, 중국의 핵융합 연구 및 밸류체인 구축 노력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고도화된 미국과 달리 여전히 관료 중심의 국영 기업 및 국가 연구소 단위에 머물러 있어, 민간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초기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중국의 거대한 보조금 기계와 압도적인 제조 스케일업 능력이 기존 원전 시장에서 미국의 자존심을 무참히 꺾고 리더 자리를 빼앗아 오고 있지만, 인공지능 패권의 최종 마침표가 될 미래 핵융합 안보 전선에서는 풍부한 민간 자본과 혁신 DNA를 확보한 서방 자본주의 시스템이 여전히 견고한 기술 안보 펜스를 다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