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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MR 임계 돌파… K원전 수출 전략 '재설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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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MR 임계 돌파… K원전 수출 전략 '재설계' 압박

안타레스 비경수로 이정표… 미 중심 SMR 공급망 내재화 가속에 K원전 설 자리 좁아져
단기 기자재 수혜 뒤 가려진 '반도체 파운드리형' 종속 우려… 핵심 기술 확보 시급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가 스스로 핵분열 연쇄반응을 유지하는 '임계' 상태에 도달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미국 중심의 첨단 원전 공급망 재편과 자국 내 생태계 구축 노력이 가속함에 따라 대형 원전 위주인 한국 원전 산업의 중장기 수출 전략에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가 스스로 핵분열 연쇄반응을 유지하는 '임계' 상태에 도달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미국 중심의 첨단 원전 공급망 재편과 자국 내 생태계 구축 노력이 가속함에 따라 대형 원전 위주인 한국 원전 산업의 중장기 수출 전략에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진=X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가 스스로 핵분열 연쇄반응을 유지하는 '임계' 상태에 도달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미국 중심의 첨단 원전 공급망 재편과 자국 내 생태계 구축 노력이 가속함에 따라 대형 원전 위주인 한국 원전 산업의 중장기 수출 전략에도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BS2 뉴스는 지난 4(현지시각) 미국 에너지부(DOE) 발표를 인용해 민간 원전 기업 안타레스 뉴클레어(Antares Nuclear)가 개발한 차세대 원자로 '마크제로(Mark-Zero)'가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에서 임계 상태를 전격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성과를 지난 40년간 핵에너지 분야에서 이룩한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로 평가했다. 이번 임계 달성은 민간 주도의 비경수로 계열 상용화 경쟁을 앞당기는 핵심 이정표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고온가스로 기반 마크제로 가동… 美 중심 SMR 생태계 구축 신호탄


이번에 임계를 달성한 마크제로는 기존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경수로 기반 SMR과 달리 고온가스로 기술을 채택한 비경수로형 원자로다. 물 대신 비활성 기체(헬륨 등)를 냉각재로 사용해 고온에서도 열적 안정성이 높고 연료 효율성을 강화한 구조가 특징이다.

고온의 열을 활용할 수 있어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수소 제조 및 고온 산업열 공급 등 다양한 산업적 수요를 겨냥해 설계됐다. 미 에너지부는 이번 성공이 자국 내 차세대 첨단 원자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국 중심의 핵에너지 생태계를 공고히 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타레스 주도의 차세대 원전 프로젝트는 글로벌 차세대 원전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미국 무대로 이동한 차세대 원전 패권… 한국형 SMR의 실질적 한계


시장에서는 미국 중심의 원전 공급망 재편이 한국 원전 수출 전선에 강력한 경고등을 켠 것으로 진단한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성공 등으로 대형 경수로 분야에서 세계적인 시공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미국이 민간 주도로 비경수로형 차세대 원자로의 상용화를 앞당기면서 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수 있다.

현재 한국형 차세대 원자로인 i-SMR은 오는 2028년 표준설계 인허가 획득을 목표로 개발 중이나 아직 실증 단계에는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한국형 i-SMR의 상용화 로드맵이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이 미국이 차세대 기술 표준을 선점하면 한국의 중장기 해외 진출 성과가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고 우려한다.

증권가에서도 수출 입찰 시장에서 미국산 첨단 원자로와의 기술 격차가 부각된다면, 한국의 수주 경쟁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특히 설계 인증(NRC)과 실증 데이터를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SMR 특성상, 초기 선점 국가와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파운드리형 하청 기지' 전락 리스크와 독자 생태계 과제


다만 미국의 공급망 내재화 움직임이 한국 기업들에 단기적인 악재만은 아니다. 미국은 민간 중심의 설계 능력과 원천 기술은 뛰어나지만, 이를 뒷받침할 대형 단조 설비나 원전 기자재 제조 공급망이 취약하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국내 원전 기자재 업체들이 미국 SMR 핵심 부품의 제조를 맡아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우세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종속 위험을 경고한다. 반도체 파운드리와 유사하게 원천 기술과 핵심 설계자산(IP)을 가진 국가가 부가가치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독자적인 원천 기술 확보와 실증을 미룬 채 제조 위탁에만 안주한다면 결국 미국 중심 공급망의 단순 하청 기지로 전락할 위험이 상존한다.

글로벌 SMR 시장 재편기, 반드시 챙겨야 할 3대 지표


글로벌 원전 시장의 주도권이 대형에서 소형 첨단 원전으로 이동함에 따라,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 다음 3가지 핵심 지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첫째, 미국 증시 내 SMR 개발사 주가와 빅테크 전력 계약 규모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실제 원전 수주와 기업 매출로 연결되는지 확인하는 지표다.

둘째, 미국 NRC 및 글로벌 규제기관의 표준화 규제 움직임도 봐야한다. SMR은 규제 표준이 시장을 결정하므로 글로벌 인허가 기준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셋째, 한국형 i-SMR의 실증로 건설 및 인허가 로드맵 달성 여부도 중요하다. 한국 기술이 미국 중심의 생태계에 맞서 독자적인 수출 경쟁력을 증명할 분수령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내 원전 건설 확대로 국내 기자재 업체의 부품 수출이 늘어나는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민간 원전의 임계 달성은 한국 원전 산업에 대형 원전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차세대 고온가스로 및 소형 원자로의 원천 기술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출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원전 산업이 시공 강국에 머무를지 기술 보유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